올 들어 카드사들이 시중금리 급등에 채권을 순상환하고 있다.
7일 금융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올해 1월 1일부터 이날까지 911억 원의 카드채를 순상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조 8100억 원을 순발행한 것과 대조된다. 해당 기간 카드사들이 카드채를 순상환한 것은 2019년(4800억 원) 이후 7년 만이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채권을 찍어 자금을 조달한다. 올해는 이란 전쟁으로 금리가 상승하면서 채권 발행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AA+’ 카드채 3년물 금리는 이달 6일 기준 연 4.133%로 지난해 말(3.369%)에 비해 0.764%포인트나 높아졌다. 1년 전(2.755%)과 비교하면 1.378%포인트나 금리가 뛰었다.
이란 전쟁 여파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에 국고채가 상승세를 타고 있어 카드채도 덩달아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최종호가수익률은 지난해 말 기준 2.953%에서 6일 3.595%로 0.642%포인트 상승했다.
이란 사태로 신용 리스크가 커지면서 카드사들이 추가로 내야 하는 이자 부담도 커졌다. 지난해 말 ‘AA+’ 등급 카드채와 국고채 3년물 간 금리 차이(스프레드)는 0.4%포인트 수준이었는데 6일 기준으로는 약 0.54%포인트로 확대됐다. 여기에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시사한 만큼 시장금리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AA+’ 카드채 3년물의 경우 국고채 스프레드가 0.35%포인트 정도면 중립적이라고 판단한다”며 “그러나 현재는 스프레드가 0.5%포인트로 벌어져 있어 조달 부담이 크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신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이자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자산유동화증권(ABS)을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카드사의 채권 순상환 기조 뒤에 영업 축소가 있다는 해석도 있다. 금융 당국은 올해 카드사에 카드론을 비롯한 가계대출 증가율을 1~1.5% 수준으로 관리하라고 지시했다. 대출 여력이 많이 없는 만큼 굳이 채권을 많이 찍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까지 고려하면 카드사들이 여신을 늘리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순상환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캐피털사 역시 자금 조달 규모를 줄이는 모양새다. 캐피털사가 올 들어 이날까지 순발행한 채권은 총 1조 2032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 7219억 원) 대비 30% 감소했다. 캐피털채(AA-) 3년물 금리는 6일 기준 4.289%로 연초 대비 0.792%포인트나 상승했다. 금융계의 관계자는 “조달금리가 높아져 올해 수익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