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금융권의 시니어 공략이 자산관리를 넘어 건강·생활관리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시니어 고객의 은퇴자산 관리 수요와 돌봄 수요를 겨냥해 금융권이 요양시설과 ‘돌봄 로봇’까지 접점을 넓히는 모습이다.
KB금융그룹은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엑스포 코리아 2026’에서 생성형 AI 전문 기업 제논과 함께 개발한 돌봄형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개했다.
금융권에서 로봇은 그동안 주로 영업점 안내나 단순 상담 보조 용도로 활용됐지만, KB금융이 공개한 로봇은 시니어 돌봄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단순히 금융 서비스를 안내하는 수준을 넘어, 고령층의 일상생활을 돕는 방향으로 활용 범위를 넓힌 것이다.
이같은 시도는 고령층이 금융권의 핵심 고객군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데이터처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60세 이상 가구주의 평균 자산은 6억95만 원으로 1년 전보다 3.2% 증가했다. 자산 규모가 커진 데다 고령화로 돌봄 수요까지 늘면서 금융회사들이 시니어 사업을 장기 고객 확보 전략으로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B금융과 제논이 개발한 로봇은 약통을 집고, 사람에게 건네는 정교한 동작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장애물을 피해 약통이 있는 테이블까지 이동하고, 다시 돌아와 사람에게 전달하는 동작도 수행할 수 있다.
정서적 돌봄 기능도 담겼다. 로봇에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이 적용돼 생성형 AI와 대화하듯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다. 매일 아침 안부를 묻거나 복약 시간을 안내하는 것뿐 아니라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등 교감할 수 있는 기능도 구현할 수 있다.
KB금융은 향후 이 휴머노이드 로봇을 계열사 KB골든라이프케어가 운영하는 요양시설에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현재 서초·위례·은평·광교·강동 등 서울과 수도권 5곳에서 요양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올해 7월에는 실버타운 ‘KB 평창카운티’에서 케어로봇 ‘케비’를 활용한 일종의 기술검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케비는 높이 1m 미만의 소형 이동형 돌봄 로봇이다. 긴급 상황 감지와 공간 안내 등 입주자 안전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대화를 통한 안부 확인과 사진 촬영 등 편의 기능도 갖췄다.
금융권에서는 시니어 사업이 앞으로 금융사 간의 주요 경쟁 영역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령층 고객은 은퇴자산 관리 수요뿐 아니라 건강, 안전, 돌봄, 주거 등 다양한 수요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니어 고객의 수요는 은퇴자산 관리에 그치지 않고 안전, 건강, 돌봄, 주거 영역까지 넓어지고 있다”며 “금융회사가 보유한 고객 기반과 계열사 역량을 활용해 생활밀착형 시니어 사업을 확대하려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