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급망 위기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추진해온 범부처 통합 공급망 조기경보시스템(EWS) 전산화 작업이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데이터센터 화재 여파로 구축 작업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6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범부처 통합 공급망 EWS 전산화 시스템은 올해 정식 운영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재경부 관계자는 “당초에는 올해 하반기 전산화 시스템을 정식으로 운영할 계획이었지만 지난해 데이터센터 화재 이후 구축 작업이 멈췄다”며 “이달 다시 작업이 시작돼 올해는 정식 운영이 아니라 연내 시범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급망 EWS는 2021년 11월 요소수 사태를 계기로 도입됐다. 중국의 요소 수출 검사 강화로 차량용 요소수 품귀와 물류대란 우려가 확산되자 정부는 4000여 개 품목을 대상으로 EWS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EWS는 부처별 수기 점검과 정보 공유 중심으로 운영돼 실시간 분석과 보안 기능에 한계가 있었다. 정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통합 전산망 구축에 나섰지만 작업은 속도를 내지 못했다. 지난해 7월에는 공급망 19개 관계부처가 참석한 가운데 착수보고회를 열고 2025년 말 시범 운영과 2026년 초 정식 운영 계획을 제시했다.
하지만 재경부의 2026년도 성과 관리 시행 계획에는 4분기 추진 계획으로 ‘범부처 통합 공급망 EWS 전산화 시스템 연내 시범 운영’이 명시됐다. 정식 운영이 아니라 시범 운영이 올해 목표로 다시 제시된 셈이다.
예산은 지난해 소프트웨어 개발 등 시스템 구축비가 반영된 영향으로 18억 7400만 원에서 4억 9200만 원으로 감소했다.
문제는 최근 중동 전쟁 등의 여파로 공급망 리스크가 더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중국의 희토류·텅스텐 등 핵심 광물 수출통제와 주요국 관세정책 변화가 겹치면서 공급망 관리는 국가 경제안보 이슈로 부상했다. 이런 상황에서 품목별 이상 징후를 제때 포착하지 못하면 초기 대응이 늦어지고 작은 수급 차질도 산업 전반의 생산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핵심 광물·에너지·중간재 중 하나만 막혀도 반도체·배터리·방산 등 전략산업 전반으로 충격이 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공급망 위험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비용 형태로 누적되고 추가 충격이 오면 급격히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빙현지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원유, 액화천연가스(LNG)뿐 아니라 나프타, 무수 암모니아 등 에너지 연계 산업재까지 포함한 조기 경보 체계를 고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