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멤버십 가입을 유도해 수십억 원의 수익을 올린 뒤 세금을 탈루한 불법 리딩방 업체들이 과세 당국의 세무조사 대상에 올랐다. 기업에 이른바 ‘터널’을 뚫어 자산을 빼돌린 사주 일가와 주가조작으로 이익을 챙긴 업체들도 고강도 세무조사를 받는다.
국세청은 불법 리딩방과 주가조작, 터널링 등 불공정 행위로 주식시장 질서를 교란한 31개 업체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한다고 6일 밝혔다. 탈세 혐의 금액은 총 2조 원 이상이며 이 가운데 23곳(코스피 8곳, 코스닥 15곳)은 상장사다.
국세청은 투자 경험이 부족한 사회 초년생이나 노년층을 대상으로 투자금을 챙긴 불법 리딩방 5곳을 정조준했다. 이들은 유튜브 등으로 명성을 얻은 뒤 금융 취약 계층에게 접근해 ‘추천주 300% 급등’ ‘3일 내 100% 수익 보장’ 같은 문구로 유혹했다. 이후 주가가 상승하면 미리 매집한 주식을 회원들에게 팔아치워 부당한 시세차익을 챙겼다. 이런 수법으로 회원들이 입은 피해액만 4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국세청은 이들의 탈루액은 1000억 원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조사 대상 업체의 시장 교란 행위뿐 아니라 거래 과정에서 얽힌 모든 관련인과 거래 행위 전반을 검증해 철저히 과세할 방침이다. 증거인멸, 재산 은닉 등 조세범처벌법상 범칙 행위가 확인되면 수사기관에 고발해 형사처벌로 이어지도록 할 예정이다.
주가조작과 회계 사기로 이익을 챙긴 11개 업체의 탈루 혐의(약 6000억 원)도 조사한다. 이들은 ‘신사업 진출’이나 ‘상장 임박’ 등 허위 홍보로 일반 투자자를 끌어들인 뒤 페이퍼컴퍼니나 차명 계좌 등을 활용해 매집한 주식을 매도하는 방법으로 양도차익을 은닉한 것으로 파악됐다. 투기 세력은 전환사채를 통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누린 반면 물량 폭탄에 소액 투자자들이 피해를 떠안았다.
기업 거래 구조 사이에 자금 유출 통로를 만들어 사주 일가에 돈을 빼돌리는 터널링 행위를 한 15개 업체도 조사한다. 탈루 액수는 1조 5000억 원에 달한다.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주식시장에서 불공정거래를 통해 단 한 푼의 이익도 챙길 수 없고 오히려 더 큰 세금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인식이 확고히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