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의 올 1분기 순이익은 603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1% 줄었다. 핵심 자회사인 우리은행이 인도네시아 법인 관련 대손충당금을 1300억 원 넘게 추가 적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금융 안팎에서는 역으로 해외 부실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털어낸 만큼 2분기 이후에는 실적 반등세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올해 1분기 실적에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인 우리소다라은행 관련 충당금 1380억 원을 추가 반영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의 1분기 대손 비용은 3500억 원으로 확대됐다. 우리은행의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우리금융그룹도 1분기 5270억 원의 대손 비용을 인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360억 원보다 20.9% 증가한 수준이다.
우리금융 사정에 밝은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회계법인 측에서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쌓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안다”며 “단기 실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이 1000억 원대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반영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충당금 적립은 곧바로 순이익 감소로 이어졌다. 우리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531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130억 원 줄었다. 인도네시아 법인 관련 충당금이 없었다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이익을 거둘 수 있었던 셈이다. 우리소다라은행은 2024년 568억 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지난해 말에는 741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2분기부터 실적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해외 부실에 대한 충당금 부담을 앞당겨 반영한 만큼 오히려 바닥을 다졌다는 평가다.
최근의 재무 실적도 이 같은 설명을 뒷받침한다. 올해 1분기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일회성 대손 비용은 총 1380억 원으로 1년 전(620억 원)보다 두 배 이상 많다. 거꾸로 보면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대손 비용 흐름에 큰 변화가 없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올해 1~3월 일회성 비용을 뺀 대손 비용은 총 389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740억 원)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자본 여력도 크게 개선했다. 우리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올해 3월 말 기준 13.6%로, 1년 전 12.4%보다 1.2%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말 12.9%와 비교해도 0.7%포인트 오른 수치다. CET1 비율이 조기에 13%대에 안착하면서 기업대출 확대를 위한 운신의 폭도 넓어졌다는 분석이다.
금융계의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자본 비율 때문에 기업 여신 영업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올해는 상황이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실적은 2분기부터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이날 미국 오하이오주 트럼불카운티에 있는 950㎿ 규모의 가스 복합 화력발전소에 8억 2500만 달러(약 1조 1000억 원) 규모의 자금 재조달 금융 주선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남부발전과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지멘스에너지가 공동 출자한 사업이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15일 발전소가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하면서 기존 건설 단계 대출금을 장기 시설자금으로 전환하는 금융 주선을 했다. 구체적으로 우리은행은 KB국민은행과 공동으로 2억 3000만 달러 규모의 장기 시설자금 대출과 운영자금 한도 대출을 시행했다.
해당 지역은 최근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곳이다. 우리은행은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된 사업에 금융 주선 능력을 발휘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이번 금융 주선은 상업운전 시작에 맞춰 적기에 자금을 공급함으로써 북미 에너지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힌 성과”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우량 자산을 발굴하고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겠다”고 강조했다.
은행 내부적으로도 영업 확대에 대한 열의가 높다. 주요 경쟁 은행인 KB국민(1조 1010억 원)과 신한(1조 1570억 원), 하나(1조 1040억 원) 등에 비해 1분기 실적이 낮았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의 관계자는 “직원들 사이에서 명실상부한 4대 은행으로서의 지위를 다져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전 임직원이 함께 뛰어야 할 때라는 분위기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