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사건 진상 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활동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여권이 후속조치로 특별검사(특검) 카드를 꺼내들었다.
검찰에선 “재판 중인 사건을 국정 조사하는 것도 모자라 특검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을 수사한 검사들에 대한 먼지털이식 수사가 이어질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검찰 인력난이 한계에 달한 상황에서 인력이 또다시 특검으로 추가 파견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2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30일 대장동 사건과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등 윤석열 정부 당시 검찰의 조작기소 의혹을 수사하는 조작수사·조작기소 진상규명 특검법’을 발의했다.
특검 수사 범위에는 대장동·쌍방울 대북송금·위례신도시 개발비리 사건 등 7개 사건에 더해 백현동 아파트 개발사업 관련 배임, 대장동·백현동 사업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법인카드 유용 사건 등이 포함됐다. 특히 특검법에는 재판이 진행 중인 이 대통령 관련 사건들과 관련해 “공소유지 여부도 판단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특검에 공소 취소 권한을 준 것이다.
대검은 특검법이 발의된 직후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재판의 독립성에 부당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있다”며 반박했다. 진행 중인 재판에서 확인돼야 할 사안에 대한 수사는 재판의 독립성에 부당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대검은 “향후 법안 심사 과정에서 확정판결 또는 재판이 계속 중인 사건에 대한 부당한 관여가 이뤄지지 않도록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법조계에서도 특검법에 공소 취소 권한이 포함된 것과 관련해 “진행 중인 재판에 대한 입법부의 개입은 삼권분립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별검사 임명권이 최종적으로 대통령한테 있어 대통령이 지명한 인물이 관련 사건의 공소 유지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라는 것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을 수사했던 검찰 주요 인사들이 앞선 국정조사 당시부터 날선 목소리를 낸 만큼 특검 출범에 따른 검찰 내부의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대장동 사건을 수사 지휘한 송경호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지난달 19일 입장문을 통해 ”확정되지 않은 재판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단정적으로 ‘조작기소’라는 정치적 판결을 하는 것은 사법권 독립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고 반발했다.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수사 당시 수원지검장이었던 신봉수 전 대구고검장도 같은 달 29일 “권력 분립과 삼권 분립 한계를 명백히 일탈한 중대한 헌법위반이자 정치적 목적을 위한 사법절차 왜곡 시도”라고 한 바 있다.
특검 출범에 따른 추가 파견 요청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검찰 내부의 반발 목소리를 높이는 요인이다. 3대 특검(내란특검·김건희특검·순직해병특검)에서 공소 유지를 맡고 있는 파견 검사 수는 50명을 웃돌고 남은 의혹들을 들여다보는 2차 종합특검에도 13명이 파견돼 있다. 검찰을 떠나는 검사들도 대거 늘어나며 검찰 업무는 사실상 마비 상태에 접어들었다. 일부 수도권 검찰청 내 형사부 미제 사건은 인당 500건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추가 인력 파견이 불가능한 상태라는 뜻이다.
한 부장검사는 “여러 지청이 이미 ’파산 상태‘에 접어들었는데 더 이상 빼 갈 인력도 없다”며 “더군다나 사실상 검사가 수사를 잘못했다는 취지의 특검인데 자진해서 갈 인력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정치권이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특검을 ‘만능 해결책’처럼 활용하는 관행을 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작기소 특검이 출범할 경우 현 정부 들어서만 특검 수만 6개에 달한다. 특검은 어디까지나 예외적인 수사 방식인데도 정치적 타협 수단처럼 활용되면서 오히려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한 부장검사는 “여권이 수사와 기소 분리가 필수적이라는 주장을 하면서 정작 수사와 기소 분리가 이뤄지지 않는 특검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