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그간 투자지원 체계에서 사실상 배제돼 온 해운업종을 정조준해 제도 개편에 나섰다. 글로벌 물류·해운 허브를 지향하면서도 정작 핵심 산업에 대한 인센티브가 부족했던 ‘구조적 공백’을 메우겠다는 취지다. 관련 조례 개정안이 지난달 29일 부산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정책 전환이 본격화됐다.
앞서 부산시는 해운업 투자 유치를 확대하기 위해 ‘기업 및 투자 유치 촉진 조례 및 시행규칙’을 개정, 해운업종에 특화된 투자보조금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지원 확대를 넘어, 산업 구조와 맞지 않았던 기존 보조금 체계를 전면 재설계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그동안 중앙정부의 지방투자촉진보조금은 제조업과 정보통신, 지식서비스업 중심으로 설계돼 해상여객·화물운송, 선박관리·대여 등 해운업 전반은 지원 대상에서 비켜나 있었다. 부산시 자체 보조금 역시 고정자산 투자와 고용 요건을 중시하는 구조 탓에 자산 변동성이 크고 고용 형태가 특수한 해운업에는 적용이 쉽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해운도시 부산’이라는 위상과 달리, 정작 기업 유치 정책은 산업 현실을 따라가지 못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개편으로 부산 이전이나 신규 투자를 추진하는 해운기업은 업종 특성을 반영한 별도의 지원 트랙을 적용받게 된다. 부산시는 선박·운항 중심의 자산 구조, 글로벌 영업 기반 등 해운업의 특수성을 고려한 맞춤형 보조금 유형을 도입하는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단순 설비 투자뿐 아니라 운영·서비스 역량 강화까지 포괄하는 지원 체계가 검토 대상이다.
정책 방향도 ‘선별 지원’에서 ‘집적 유도’로 이동한다. 우수 해운기업을 부산으로 끌어들여 산업 생태계를 촘촘히 연결하고, 항만·물류·금융이 결합된 고부가가치 클러스터를 형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단순 기업 유치를 넘어 도시 경쟁력의 축을 해운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시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부산시는 보조금 제도 개편과 병행해 해운기업의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한 추가 정책도 발굴할 방침이다. 규제 완화, 금융·세제 연계, 전문 인력 확보 등 기업 활동 전반을 아우르는 지원책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 관계자는 “그동안 해운업 유치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투자보조금 공백이 해소되면서 우수 기업 유입의 물꼬가 트일 것”이라며 “지원 체계를 신속히 정비해 부산의 글로벌 허브도시 비전 실현을 견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해운업종은 해운법 제2조에 따라 해상여객운송사업, 해상화물운송사업, 해운중개업, 해운대리점업, 선박대여업 및 선박관리업을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