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년 만에 ‘근로자의 날’에서 ‘노동절’로 명칭이 복원되고 법정 공휴일로 지정된 1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노동단체들의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노동 단체들은 노동권 확대와 특수고용 노동자의 노동자성 인정 등을 촉구했다.
이날 오후 3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2026 세계노동절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빨간색 머리띠를 머리에 두른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손에 ‘원청교섭 노동기본권’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모든 노동자의 기본권 쟁취하자”는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민주노총은 대회 결의문을 통해 “군사정권이 ‘근로자의 날’로 명칭을 바꾼 이후 63년 만에 ‘노동절’이라는 이름을 되찾고 국가공휴일로 지정된 첫 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다”며 “7월 총파업 성사와 원청교섭 쟁취,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의 노동자성 인정, 비정규직 차별 철폐, 초기업교섭 제도화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이름을 되찾은 노동절이지만, 특수고용·플랫폼·프리랜서·이주·비정규직 등 작은 사업장 노동자들은 오늘도 온전한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며 “체제를 바꾸고 정부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원청이 책임을 회피하는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노동자의 생명과 권리는 지켜질 수 없다”고 전했다.
최근 비조합원이 운전하는 화물차를 막아서다 치여 숨진 조합원을 언급하기도 했다. 박정훈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안전운임제 확대와 원청교섭 쟁취로 더 이상의 죽음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개회선언에서도 “서광석 열사 정신 계승”, “열사가 염원했던 원청교섭, 노동기본권 쟁취” 등의 구호가 나오기도 했다.
크고 작은 사건도 있었다. 양 위원장이 대회사를 위해 무대에 오르자 피켓을 든 남성 2명이 양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항의하다 제지당했다. 일부 보수 단체 소속 관계자들이 집회 현장에서 민주노총 관계자들을 향해 욕설 등을 해 몸싸움이 발생하기도 했다.
앞서 이날 오후 1시부터 민주노총 산하 산별 노조들은 사전집회를 열기도 했다. 건설노조는 현대건설 앞, 금속노조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 공무원노조는 동화면세점 앞, 백화점면세점노조는 롯데백화점 본점 앞, 언론노조는 서울시청 동편에서 각각 집회를 진행했다.
같은 날 오후 2시부터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노총)도 여의대로 일대에서 ‘제136주년 세계노동절 기념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한국노총 조합원들은 65세 정년 연장, AI 도입 반대 등을 촉구했다. 한국노총 조합원들 역시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르고 ‘노동입법 즉각이행’이라고 적힌 파란색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노동절이 법정공휴일이 됐지만 많은 노동자들은 오늘도 일터에 있다”며 “AI 확산은 일자리를 바꾸고 있고, 기후 위기와 산업전환은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 우리는 변화 자체를 거부하는 게 아니라 노동이 배제된 변화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자와 추미애 경기도지사 후보가 참석했다.
경찰은 집회와 행진이 진행되는 동안 가변차로를 운영하는 등 교통 관리에 나섰다. 또 교통경찰 200여명을 배치해 세종대로, 종로, 여의대로 일대에서 예상되는 차량 정체에 대비하고 교통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