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제약사 룬드벡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신약개발 속도를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 직원의 약 70%가 AI를 실제 업무에 적용하면서 주당 최대 1만 2000시간의 업무 시간이 절감되는 등 생산성 개선 효과가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룬드벡은 OpenAI 기반 사내 전용 AI 환경을 구축해 전 직원이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전체 약 5000명 가운데 3500명이 AI 도구를 업무에 적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AI 활용은 신약개발 전 과정으로 확대되고 있다. 분자 설계와 타깃 발굴 등 초기 연구 단계부터 임상시험 환자 선별과 운영, 허가자료 작성까지 전반에 걸쳐 적용되며 연구 속도와 정밀도를 동시에 높이고 있다. 기존에는 실험을 통해 후보물질을 선별한 뒤 검증하는 방식이었다면, AI를 활용해 후보를 먼저 추려내고 이를 사람이 검증하는 방식으로 개발 효율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가시적인 성과도 있다. 룬드벡에 따르면 일부 개발 단계에서는 6개월 이상의 기간 단축 효과가 확인됐다. 특히 허가자료 준비 기간은 기존 약 12개월에서 4~6개월 수준으로 줄어들며 연구 효율 개선이 실제 사업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임상시험에서도 환자 식별과 등록 속도가 개선되면서 전반적인 개발 일정이 앞당겨지는 추세다.
룬드벡은 AI를 별도의 전략이 아닌 실행 도구로 보고 있다. 인간의 전문성과 AI를 결합한 ‘바이오닉(bionic) 역량’을 통해 의사결정 속도와 품질을 동시에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마리아 알파이아트 룬드벡 기업 포트폴리오 및 제품 전략 총괄 부사장은 “AI는 단순한 업무 지원 도구를 넘어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이라며 “데이터를 더 빠르게 분석하고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내릴 수 있어 연구개발 전반의 효율을 크게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약 발굴뿐 아니라 허가 자료 준비와 임상 개발 등 전 과정에서 AI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AI 도입은 조직 운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복적이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던 업무를 줄이면서 연구 인력은 보다 전략적이고 고부가가치 영역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회사 측은 AI를 통해 생산성과 창의성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룬드벡은 향후에도 AI 활용 범위를 지속 확대해 신약개발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룬드벡 관계자는 “특정 조직이 아니라 전사적 AI 역량 내재화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AI와 신경과학 전문성, 자체 데이터를 결합해 연구개발 경쟁력을 강화하고 궁극적으로 환자 치료 성과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