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 임직원들이 공익 신고자의 신원을 피신고자에게 유출해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징계 요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권익위는 이달 20일 포스코이앤씨에 윤리경영사무국장 등 임직원 4명에 대한 징계 등 조치를 요구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들은 자사 직원의 비위 의혹을 제보한 신고자의 인적 사항을 유출해 공익신고자보호법상 비밀 보장 의무를 위반한 의혹을 받는다.
사건은 서울 마포구 소재 건물 임대인 임 모 씨가 2023년 10월 포스코이앤씨 과장 이 모 씨의 불법 숙박업 의혹을 사내 정도경영실에 알리면서 시작됐다. 임 씨는 이 씨가 임차 건물에서 에어비앤비를 운영하면서 이를 사내 벤처 사업인 것처럼 꾸몄다는 내용을 유선으로 제보했다.
그러나 제보 직후 정도경영실이 작성한 ‘특이 민원 공유 메일’은 홍보, 대외 협력 부서 등으로 배포됐다. 해당 메일에는 임 씨의 신원과 구체적인 진술 내용이 담겼다. 이후 사내 벤처 지원 담당자는 이 자료를 피신고자인 이 씨에게 직접 전달했다. 이 직원은 “제가 보냈다고 하시면 안 됩니다. 화이팅”이라는 메시지도 함께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유출된 내부 보고서는 이 씨가 임 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때 증거로 활용됐다. 하지만 서울 마포경찰서는 2024년 4월 “임 씨의 제보가 허위라는 사실을 입증할 근거가 부족하다”며 불송치(혐의 없음) 결정했다. 경찰은 이 씨가 임대인의 허락 없이 ‘합정역 1분 숙소’라는 제목의 홍보글을 올렸고 게시물에 사용된 사진도 임 씨 건물과 동일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포스코이앤씨 측은 권익위 조사에서 해당 제보가 임대차계약 과정에서 발생한 사인 간 분쟁에 불과해 감사 대상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징계 요구 대상이 된 임직원들도 제보를 단순 민원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비밀 보장 의무 위반의 고의가 없었고 메일 공유는 리스크 관리를 위한 업무상 조치였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권익위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전화 제보였더라도 구체적 범죄행위인 공중위생관리법 위반 의혹을 신고 기관에 알린 만큼 법적 보호 대상이라는 취지다. 권익위는 결정서에서 “공익 신고로 인식하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 비밀 보장 의무 위반 책임이 면제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업무상 필요 범위를 넘어 제보자를 특정하거나 추정할 수 있는 정보를 피신고자에게 전달한 행위는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권익위 결정을 존중하며 해당 사안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내부 기준과 절차에 따라 조치하고 내부 신고자 보호 제도와 운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