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산하 공공기관 직원들이 올해 1분기에만 118억 원 규모의 사내 대출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한도를 확대한 한국산업은행의 주택구입대출은 3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1분기 산은·기업은행·자산관리공사(캠코)·예금보험공사·신용보증기금·주택금융공사의 사내 대출 규모는 117억 7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6개 기관의 사내 대출액은 2023년 453억 원에서 2024년 265억 원으로 급감했지만 지난해 347억 원을 찍으며 다시 늘기 시작했다. 현 추세라면 올해 대출액은 47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가 옥죄는 주택 대출 수요가 두드러졌다. 산은의 1분기 주택구입대출은 38건(12억 9000만 원)으로 지난해 연간 규모인 31건(13억 2000만 원)을 이미 넘어섰다. 캠코의 주택 대출도 1분기 17건(23억 1000만 원)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19건·23억 6000만 원)에 근접했다.
생활안정자금 대출 일부가 주택 매수에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생활안정자금 대출은 2024년 204억 원에서 지난해 256억 원으로 늘었고 올 1분기 65억 원이 집행됐다. 주금공의 경우 지난해 생활안정자금 대출액이 34억 원으로 전년(7억 8000만 원) 대비 4배 이상 늘었다. 시장에서는 억대 연봉을 받는 공공기관 직원들이 생활고에 시달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공공기관 관계자는 “대출액에 사용처 제한을 걸거나 자금 용도를 일일이 따지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금리도 시장보다 낮다.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4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를 넘기도 했지만 3월 말 신보의 사내 대출 금리는 3.3%로 은행 금리 하단보다 낮았다. 산은과 기은의 금리도 각각 4.5%, 4.3% 수준이다.
정부가 대출을 틀어막자 규제가 느슨한 사내 대출로 수요가 이동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예보·신보는 여전히 정부 지침인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미적용 중이고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역시 적용받지 않는다. 특히 금융위가 전방위 규제를 펼쳤던 지난해 11월 산은은 공공기관 혁신 지침을 준수한다는 명분으로 주택구입대출 한도를 5000만 원에서 7000만 원으로 늘리기도 했다. 김 의원은 “혈세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의 사내 대출 제도는 신중하게 운영될 필요가 있다”며 “정부는 지침 불이행 기관에 대해서는 경영평가를 통한 불이익을 강화하고 정책 기조와의 정합성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