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이 부동산에 지나치게 쏠려 있는 금융사의 자금을 첨단전략산업 육성에 집중적으로 투입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중국이 국유은행을 중심으로 100조 원대의 ‘빅펀드’를 조성해 반도체 등 전략산업에 집중 투입한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국회 정무위원장인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2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30회 서경 금융전략포럼’에서 “한국은 유독 가계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나라”라며 “금융권이 담보대출, 예대 중심의 기존 문법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더 이상의 지속 가능한 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부동산에 쏠린 자금 흐름을 산업으로 바꾸겠다는 정부 방향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공급 정책과 맞물리지 않으면 3~4년 뒤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은 정부 혼자서 성공할 수 없다”며 “금융권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정무위 소속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국의 사례를 들며 금융 주도의 산업 육성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최근 중국 선전 등 공업도시를 방문해 화웨이, 디지아이(DJI) 등 주요 기업을 둘러보며 피지컬 인공지능(AI) 산업이 국가 전략 아래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확인했다”며 “AI 소프트웨어, 자율주행차, 드론, 로봇 등 분야별로 역할을 나눠 산업을 단기간에 키워낸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급속한 산업 발전의 핵심은 금융이었다”며 “중국은 6대 국유은행을 중심으로 세 차례에 걸쳐 약 100조 원 규모의 ‘빅펀드’를 조성하고 이를 피지컬 AI 등 전략산업에 집중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규모 자금을 기반으로 기업과 대학·연구기관이 결합해 특정 산업을 집중 육성하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한국도 국민성장펀드를 통한 첨단전략산업 육성 계획이 성공하려면 부동산에 쏠려 있는 자금 흐름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 당국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은행·보험·증권사 스스로 부동산 중심 수익 모델이 이미 한계에 와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새로운 산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생산적 금융’으로 경영 전략을 전환해야 금융도 살고 경제도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