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과 포스코인터내셔널,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블록체인을 이용한 해외 송금 실험을 한다. 시장에서는 은행과 기업, 디지털자산 업체가 함께 온체인 금융시장 선점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나금융은 29일 포스코인터·두나무와 혁신을 통한 미래형 글로벌 금융 생태계 구축을 위한 3자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하나금융의 외국환 네트워크, 포스코인터의 글로벌 공급망 및 네트워크, 두나무의 선도적인 블록체인 기술력을 한데 결합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구체적으로 3사는 △블록체인 기반 해외 송금 서비스 구축 △글로벌 자금 관리 및 지급결제 효율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 △디지털금융 사업 기회 발굴 등에서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하나금융은 블록체인 기반 해외 송금 서비스 및 상품 개발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기존 해외 송금의 속도와 비용 문제를 개선하고 법인 고객에게 보다 효율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향후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인터는 해외 송금과 무역결제 등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실수요 업체로 글로벌 무역 실증을 담당한다. 블록체인 기반 해외 송금을 위한 검증 기회를 제공하고 기업간거래(B2B) 결제 이용을 추진한다. 자금 운용 효율을 높이고 글로벌 무역결제 프로세스의 디지털 혁신을 주도할 방침이다. 포스코인터는 지난해 10월 JP모건체이스와 블록체인 기반 글로벌 결제 시스템 도입을 위한 MOU를 맺었을 정도로 디지털금융에 관심이 높다.
두나무는 블록체인 인프라 및 기술을 기반으로 협력을 지원한다. 자체 블록체인인 ‘기와체인’을 통해 안정적이고 확장 가능한 인프라 제공 및 블록체인 생태계 확대에 기여할 계획이다. 3사는 올 초부터 블록체인 기반 해외 송금 서비스 출시를 위해 긴밀히 협업해왔다. 이를 기반으로 향후 디지털자산 기반 공동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각종 기술검증(PoC)과 해외시장 확대 등 단계적인 협력을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하나금융과 두나무는 2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외화 송금 서비스 PoC를 완료한 바 있다.
이날 하나금융 명동 사옥에서 열린 협약식에 참여한 이은형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은 “이번 협약은 디지털자산과 산업·금융이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서비스 상용화를 통해 산업 생태계 참여자 모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계인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은 “디지털금융과 디지털자산 분야에서 국내 대표 기업들과 중장기적 파트너십 기반을 구축했다”며 “3사가 협력을 통해 디지털금융 생태계에서 역할을 확대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기와체인의 기술력이 보다 효율적이고 투명한 온체인 금융 환경을 구현하는 토대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블록체인이 가져올 미래 금융의 변화를 기술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설명했다.
은행 업계에서는 온체인 금융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KB금융은 최근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 수호아이오와 해외 송금을 위한 PoC를 완료했다. KB는 스테이블코인과 달러 간 교환과 실시간 정산, 거래 조건 자동 실행 등을 점검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블록체인 위에서 모든 것이 거래되는 온체인 금융 시대가 도래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과 디지털자산법 통과를 전제로 금융그룹들이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는 대형 은행들이라고 해도 온체인과 인공지능(AI) 경쟁에서 뒤처지면 경쟁력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