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50세가 되기 전에 발생한 유방암을 더욱 정교하게 치료할 수 있는 단서를 찾았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안성귀·배숭준 유방외과 교수와 이새별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50세 이하 폐경 전 유방암 환자의 보조 항암 치료 방법을 결정할 때 암세포 성장 속도와 모양(조직학적 등급)을 함께 고려하면 더욱 효과적임을 입증했다고 24일 밝혔다.
여성암 발생률 1위인 유방암은 호르몬 수용체(HR)와 사람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2형(HER2) 유무에 따라 여러 아형으로 나뉜다. 고령층 환자가 많은 서구와 달리, 국내에선 40대 이하 젊은 층의 유방암 발생률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HR 양성이면서 HER2 음성인 아형이 전체 유방암 환자 10명 중 6~7명을 차지할 정도로 흔하다. 통상 유방암 예후를 예측하는 유전자 검사인 ‘온코타입Dx’를 통해 보조 항암 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온코타입 DX는 암환자가 지닌 21개 유전자를 분석하는 검사다. 10년 이내 원격 재발 위험도와 항암 화학요법 시행 효과를 예측해 0~100점으로 수치화해 알려준다.
연구팀은 온코타입Dx와 더불어 HR 양성 및 HER2 음성이면서 림프절 전이가 없는 조기 유방암 환자의 예후를 가늠할 수 있는 평가 요소를 규명하고자 연구에 돌입했다. 2011년 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강남세브란스병원과 서울아산병원에서 온코타입 DX 검사를 받은 3000여 명 중 1944명을 선별하고, 50세를 기준으로 크게 두 그룹으로 나눴다. 재발 예측 점수별로 세분화한 다음, 각각 암세포 등급에 따라 재발을 겪지 않고 보내는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를 분석했다. HR 양성 및 HER2 음성인 조기 유방암 환자의 조직학적 등급이 예후와 얼마나 연관성을 나타내는지 주목한 것이다.
분석에 따르면 전체 환자군에서 조직학적 등급이 높을수록 재발을 겪지 않고 지내는 기간(RFI)이 짧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폐경을 겪지 않은 50세 이하 환자군에서는 고등급 환자들이 저등급 및 중간 등급 환자보다 재발 없이 지내는 기간이 확연하게 짧았다. 반면 50세를 초과한 환자군에서는 고등급과 저등급 또는 중간 등급 환자들 간 뚜렷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온코타입 DX 검사에서 11∼25점을 얻은 50세 이하 여성 802명을 조직학적 등급에 따라 세분화해 특별하게 관찰했다. 그 결과 고등급에 속하는 집단은 암세포가 분열·증식할 때 만들어지는 Ki-67 단백질 발현이 높았고 림프혈관 침윤, 항암치료 시행 등 좋지 못한 임상·병리학적 특징과 연관성이 높았다. 재발 없이 지내는 기간도 짧았다. 조직학적 고등급은 다변량 분석에서도 불량한 예후를 가져오는 독립적인 예측인자로 작용했으며, 항암 치료를 받지 않은 11~25점대 50세 이하 여성 그룹에서 뚜렷하게 발견됐다. 조기 유방암이라도 조직학적 등급이 중간 이상이라면 보조 항암 치료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안 교수는 “유전자 검사에서 보조 전신 항암 치료 시행 경계 점수를 받은 조기 유방암 환자에게 조직학적 등급이 추가 예후 정보로 적용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50세 이하 환자가 중간 위험 재발 예측 점수를 받았을 때 3등급에 속하는 조직학적 단계를 보인다면 항암치료를 고려할 수 있고, 나아가 CDK4/6 억제제 같은 표적 치료제를 추가해 더 강력한 보조 전신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논문은 국제외과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 최신호에 실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