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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내 이름은’이 호명한 지워진 역사와 기억

25.04.2026 1분 읽기

영화 ‘내 이름은’은 개인과 개인을 구별하는 ‘표식’인 이름을 통해 근현대사의 폭력이 어떻게 개인의 삶을 파고들고, 세대를 건너서도 반복되는지를 담담하게 추적하는 작품이다. 지워진 역사와 고통을 함께 했던 수 많은 이름들이 영화를 통해 호명되는 순간의 감동이 작품의 백미다.

영화는 1998년을 배경으로 9세 이전의 기억을 잃은 엄마 최정순(염혜란)과 18세 아들 이영옥(신우빈) 모자(母子) 이야기가 커다란 얼개다. 영화는 영옥의 학교 생활로 시작하는데 학교폭력이 소재인가 싶을 정도로 폭력이 난무한다. 폭력적이고 남성중심적인 사회에서 여자 이름으로 살아가는 게 힘든 영옥. 둥글둥글한 성격이지만 옛날 여성 이름인 ‘영옥’이라는 이름을 ‘민종’으로 바꾸고 싶다며 엄마에게 개명신청서를 내밀지만 단칼에 거절당한다.

그리고 이 지점부터 정순의 봉인된 기억과 ‘영옥’이라는 이름 속에 제주 4·3사건, 베트남 전쟁, 광주민주화운동 등 근현대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음이 서서히 드러나며 묵직한 울림을 선사한다. 봄만 되면 갑자기 쓰러지는 정순의 지병, “아들 이름을 왜 여자 이름으로 지었냐”고 묻는 정신과의사(김규리)에게 묘한 웃음을 지어 보이며 “그냥 그 이름이 떠올랐다”고 말하는 정순. 이 모든 것이 폭력의 시대를 지나온 생존과 고통의 은유였음이 관객들에게 전해지는 말미에는 가슴이 먹먹해진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기억을 잊어야 생존이 가능했던 이들의 고통이 타인의 것이 아닌 바로 우리 모두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또 영화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영옥의 학교 생활은 폭력의 역사가 세대를 거듭해 다른 형태로 지속되고 반복되고 있음을 드러내는 영화적 장치로 작동한다. 1987년을 지난 1998년임에도 폭력적인 문화는 여전하고, 기억해야 할 역사는 계속해서 지워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를테면 서울에서 전학 온 ‘금수저’ 경태는 폭력을 조장하고, 심지어 반장 선출도 자신이 원하는 결과로 만든다. 김경태는 계속해서 반장을 해왔던 고민수 대신 영옥이 반장이 되도록 여론을 형성한다.

영화는 개인의 폭력처럼 보이는 장면들을 사회적 폭력의 축소판으로 확장시킨다. 폭력과 힘의 논리가 작동하는 메커니즘이 학교에서도 그대로 재현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특히 인상적인 장면은 ‘지워진 역사’다. “제주 4·3사건을 왜 제대로 설명하지 않냐”고 묻는 학생에게 선생님은 “수능에도 안 나오는 역사”라며 답변을 거부한다. “수능에도 안 나오는 역사”라는 말은 단순한 무지가 아니라, 기억되지 않도록 구조적으로 배제된 역사의 현실을 드러낸다. 이처럼 영화는 역사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가르쳐지지 않는 방식’으로 배제되고 있음을 짚는다.

정지영 감독의 절제된 연출과 염혜란 등 배우들의 연기는 비극적인 근현대사와 더욱 대조를 이뤄 아픔을 극대화한다. 감정으로 밀어넣기보다는 서사를 담백하게 쌓아 올리고, 설명 대신 침묵과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채워넣는다. 이 절제가 오히려 더 큰 슬픔과 여운 그리고 울림을 만드는 요소가 됐다.

정지영 감독은 그동안 ‘남부군’을 비롯해 ‘하얀전쟁’ ‘부러진 화살’ ‘블랙 머니’ 등 역사와 현실을 바탕으로 한 작품을 주로 연출해 리얼리즘의 거장으로 불렸다. 그러나 이번 작품을 통해서는 시적 리얼리즘의 미학으로 역사과 개인의 고통을 승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실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서정적이고, 시적인 표현을 통해 비극적인 운명과 인간의 내면을 그만의 방식으로 탁월하게 연출했기 때문이다. 특히 영옥이라는 이름을 통해 가려진 역사, 의도적으로 지운 기억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존재하는 아픔을 은유한다. 옛날 여성 이름인 영옥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1998년의 남학생 영옥. 폭력의 시대를 꿋꿋하게 살아가는 가장 약한 존재에 대한 은유가 바로 ‘영옥’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영화는 ‘기억되지 않은 이름은 존재하지 않은 역사와 같다’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영화는 4·3 영화 시나리오 공모전 당선작이 원작이다. 정 감독은 처음에 연출 제안을 받고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원작자가 마음대로 수정해서 영화를 만들어도 좋다고 해 연출을 결심했다. 정 감독은 “제주 4·3 사건은 역사 교과서에 짧게만 언급된다”며 “지금까지 4·3 사건을 본격적으로 다룬 영화가 많지 않았던 건 누군가는 하겠지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준비를 시작했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결국 완성되지 못했다”며 “투자가 잘 이뤄지지 않는 소재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연출을 결심했지만 제작비 마련은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고 9778명이 참여해 제작비 4억427만원을 모았다. 이후 신용보증기금에 10억 원을 대출 받았고, 영화진흥위원회 제작지원사업에 선정돼 8억 원을 추가로 확보했다. 그는 “누가 이런 영화에 돈을 선뜻 투자하겠냐”며 “그래서 여기 저기 부탁해서 제작추진위원회를 만들었다. ‘이런 영화를 만드려고 추진위원이 돼 달라’고 했는데 대부분 흔쾌히 받아줬다”고 말했다. 말미에 올라가는 수 많은 이름에 역사가 지운 이름들이 오버랩되며 관객들에게 먹먹한 울림을 전한다. 이 작품은 지난 15일 개봉 이후 13만명을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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