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택배 문자 링크를 눌렀다가 악성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되고, 가족의 목소리를 흉내 낸 보이스피싱에 속아 큰돈을 잃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생활 속으로 파고든 보이스피싱의 피해액은 최근 5개월간 3500억 원을 넘어섰다. 과거에는 피해를 당하면 사실상 회복이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경찰의 피해 구제 절차와 더불어 보험을 통한 손실 보전도 가능해지고 있다. 금융 당국이 범정부 대응 체계를 강화하는 가운데 보험 업계도 보장 상품을 선보이며 안전망 구축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4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최근 손해보험사들은 온라인 금융 범죄로 인한 금전 피해를 보장하는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피싱 피해를 보장하고 특약을 통해 중고 거래 사기나 쇼핑몰 사기까지 범위를 넓히는 구조다.
현대해상은 최근 각종 디지털 금융 사고에 대비할 수 있는 ‘디지털사고안심보험’을 출시했다. 보이스피싱과 메신저피싱 등 사이버 금융 범죄 피해는 물론 중고 거래 등 비대면 직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피해까지 보장한다. 사이버 금융 범죄는 최대 500만 원, 인터넷 쇼핑몰 사기 피해는 최대 150만 원까지 지원한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금융안심보험’ 역시 보이스피싱, 스미싱, 파밍, 메모리 해킹 등 다양한 온라인 금융 사기를 폭넓게 보장한다. 카카오톡으로 가족을 추가할 수 있고 가입 인원이 늘수록 보험료 할인도 적용된다. 신청 후 영업일 기준 3일 내 일부 보험금을 먼저 지급하는 점 또한 특징이다.
금융 사기의 주요 표적인 고령층을 위한 상품도 있다. NH농협은행은 60세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보이스피싱 피해액의 최대 70%(최대 1000만 원)를 보상하는 무료 보험을 내놓았다. 다만 로맨스스캠이나 투자 사기 등 일부 유형은 보장 대상에서 제외된다.
롯데손해보험의 ‘MY FAM 불효자보험’은 자녀가 부모를 위해 가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월 1만 원대 보험료로 보이스피싱 피해를 최대 100만 원까지 보장하며 강력범죄 상해·사망 보장 특약 등을 추가할 수 있다.
다만 금융 사기 보험은 만능 해결책이 아니라는 점에서 가입 시 주의가 필요하다. 우선 보장 범위를 확인해야 한다. 상품에 따라 피싱 유형만 포함되거나 중고 거래, 쇼핑몰 사기는 별도 특약으로 분리되는 경우가 있다.
보장 한도 역시 중요하다. 전체 금액이 명시돼 있어도 사고 유형별로 한도가 나뉘어 실제 수령액이 줄어들 수 있다. 또한 피해 발생 시 즉시 신고하고 피해 구제 신청 등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보험금 지급이 제한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이 있다고 해서 안심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보험은 피해금 환급 절차로 막지 못한 손실을 보완하는 수단일 뿐 사전 예방과 신속한 신고가 여전히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