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 현장에서 광범위하게 쓰이는 멜라민 스펀지가 예상보다 훨씬 많은 미세플라스틱 섬유를 환경에 내보내고 있다는 사실이 학술적으로 입증됐다.
강력한 세척력으로 ‘매직 블럭’이란 별명을 얻은 이 제품은 비누나 세제 없이도 벽·타일·욕조 등의 오염을 제거할 수 있어 가정과 업소에서 널리 사용된다. 그러나 그 편리함 뒤에 미세플라스틱 대량 방출이라는 문제가 숨어 있었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중국 동남대·난징대 공동 연구팀이 시중에 유통 중인 3개 브랜드 제품을 대상으로 거친 금속 표면에 반복 마찰 실험을 진행한 결과, 스펀지 1g이 닳을 때마다 약 650만 개의 미세플라스틱 섬유가 떨어져 나오는 것으로 측정됐다.
연구팀은 통상적인 사용 조건에서 제품의 약 10%가 마모된다는 전제 아래 2023년 8월 아마존 판매량 데이터를 적용했더니 연간 전 세계 배출량이 약 1조5500억 개에 달한다는 추산을 내놨다. 아마존 외 유통망까지 포함할 경우 실제 수치는 이보다 상당히 클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이 연구는 ‘미국화학회지(ACS 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최신호에 실렸다.
멜라민 스펀지의 원료는 멜라민-포름알데히드 수지다. 내부에 무수히 많은 미세 기공이 형성된 구조 덕분에 표면을 문지르는 것만으로 오염 물질을 긁어낸다. 문제는 마찰이 반복될수록 스펀지 자체가 5㎜ 미만 크기의 섬유 형태로 분해된다는 점이다.
이렇게 생성된 미세플라스틱은 씻겨 내려가 하수관을 거쳐 하천과 해양으로 퍼진다. 수중 생태계에 유입된 뒤에는 어패류가 섭취하고, 먹이 사슬을 타고 올라와 결국 인간의 식탁에도 오른다.
연구팀은 제품 밀도와 미세플라스틱 방출량 사이에 반비례 관계가 성립한다는 점도 확인했다. 조직이 촘촘할수록 마모 속도가 느려 섬유 탈락이 줄어드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연구팀은 제조사를 향해 고밀도·고내구성 소재 개발을 촉구했다. 소비자 차원에서는 천연 성분 세척제로 대체하거나, 배수구에 미세 여과망을 설치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저감 수단으로 제시됐다.
미세플라스틱 노출 경로는 멜라민 스펀지에 국한되지 않는다. 티백을 뜨거운 물에 우릴 때나 플라스틱 도마를 칼로 사용할 때도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한다. 체내에 축적된 미세플라스틱은 세포 산화 스트레스를 높이고 만성 염증을 촉진하며, 뇌를 보호하는 혈뇌장벽 기능에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연구도 보고되고 있다. 생활 속 노출을 줄이려면 뜨거운 음식을 플라스틱 용기에 담지 않고, 수돗물 대신 여과된 물을 마시는 습관이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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