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고 아스투토 주한유럽연합(EU)대사가 “파리 기후협정은 불완전하지만 필수적인 목표”라며 “한국과 유럽같이 생각이 같은 파트너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전선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중동 전쟁으로 인해 각국이 혼란에 빠진 상황을 지적하며 핵심 원자재나 부품을 특정 국가에 의존하지 않는 공급망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스투토 대사는 20일 전남 여수 엑스포박람회장에서 기자들을 만나 “우리는 불과 몇 년 만에 두 번째 에너지 위기에 직면했다”며 “에너지를 수입에만 의존하는 한 우리는 변동성과 외부 압력에 매우 취약하다는 교훈을 다시 한번 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폭등을 겪은 지 4년 만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 수급 위기를 겪는 등 화석연료 위기가 주기적으로 찾아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스투토 대사는 이번 중동 사태로 인해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 전환과 각 부문의 전기화가 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화석연료 의존 경제에 대한 취약성을 모두가 목격하고 있다”며 “에너지 전환은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도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4년 유럽의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은 28.6%였지만 이제는 47.5%에 달하며 이는 문제 대응에 큰 도움을 준다”며 “이에 유럽은 2050년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건물·수송 분야에서도 친환경화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유럽은 이제 녹색 산업을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보고 있다는 것이 아스투토 대사의 시각이다. 그는 “과거에는 경제의 친환경화가 성장 부진과 일자리 감소를 초래한다는 흑백논리가 지배적이었다”며 “하지만 이제는 인식이 바뀌었다. 우리는 친환경화가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후 대응과 경제 성장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 동시 달성 가능한 목표”라고 덧붙였다.
아스투토 대사는 에너지 대전환 과정에서 한국과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전략 산업에서의 취약성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며 “한국과 같은 방향을 공유하는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필요할 경우 전략 산업 보호 정책도 병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중국 같은 특정 국가 의존도가 높아지는 문제에 대해선 “위험을 완전히 제거하기보다는 관리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며 “공급망 다변화와 파트너십 확대가 현실적인 대응 방안”이라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