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CU의 물류 차질이 지속되면서 편의점 점주들의 생존권을 호소하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화물연대의 편의점지부 CU지회가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일주일에 수백만 원의 매출 타격을 입으면서다. 동시에 화물연대 노조원은 원청 교섭권을 주장하는 쟁의 가운데 사망하면서 편의점 업계의 원청 교섭권을 둘러싼 사회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 CU지회는 이날 경남 진주와 강원 원주, 경기도 안성의 CU물류센터를 봉쇄했다. 충북 진천에 있는 BGF푸드 공장 출입구에 대한 봉쇄도 이어갔다.
이에 따라 일선 편의점의 ‘공급 공백’이 현실화하고 있다. 특히 간편식을 생산하는 진천 공장이 가동을 멈추면서 김밥·삼각김밥·샌드위치 등 주요 즉석식품 18종의 공급이 중단됐다.
점주들의 매출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CU 측은 진천 공장 폐쇄에 따른 손실만 점포당 하루 평균 20만 원 상당일 것으로 추산한다. 매출에서 간편식품의 비중이 10%라는 점을 고려해 산출한 수치다.
점주들이 추산하는 피해 규모는 더욱 크다. 진천 공장에서 생산하는 신선식품은 물론 유제품과 일반 공산품의 공급까지 줄면서다. 일부 매장에서는 라면에다 맥주 등 주류 공급도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점주들은 매출의 30%까지 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이라고 호소한다. 이에 따르면 점포당 손실은 하루 50만~60만 원에 이른다. CU에 따르면 이번 파업의 영향을 받는 점포 수는 약 3000개, 개별 점포의 손실 금액에 전체 피해 점포수를 곱하면 파업에 따른 점주들의 전체 피해 규모는 하루에 최대 16억 원에 달한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점주 피해만 수백억 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김미연 CU가맹점주연합회 회장은 “가장 큰 피해는 CU에 물건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소식에 소비자들이 아예 CU를 찾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공급 중단 품목의 비율과 피해의 규모가 반드시 일치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BGF리테일 입장에서도 손실은 불가피하다. 특히 CU 측은 물류센터 점거에 따른 대체 운송 시스템 마련에만 하루 수억 원의 추가 비용을 부담하고 있어 이미 수십억 원의 영업이익이 감소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파업의 배경으로는 하청 노동자들의 교섭권을 원청 업체로 넓힌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 꼽힌다. 편의점 업계는 물류 자회사를 두고 있으며 이들 자회사는 지역 물류센터와 계약을 통해 제품을 공급받는다. 각 배송 기사는 물류 자회사가 아닌 지역 물류센터의 하청을 받은 운송사와 계약하는 구조다. 화물연대 CU지회는 BGF리테일과 물류 자회사 BGF로지스를 상대로 직접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BGF로지스 측은 “물류센터별로 운송사와 위탁 계약을 체결하고 있으며 대화 요청 시 개별 물류센터와 운송사, 배송기사 등 3자 간의 공동 협의를 진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그동안 화물연대가 공식 노조가 아니라 개인사업자들이 단결한 법외노조인 만큼 직접 중재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번 집회 전에도 화물연대는 노란봉투법에 따른 노동위원회의 사용자성 인정 절차를 밟지 않았고, 노동부의 단체교섭 판단지원위원회에도 아무 문의를 하지 않았다고 노동부는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 화물연대가 합법적인 노동조합임을 인정한 판결이 일부 나오면서 이들의 노동3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는 상황이다.
본사 및 점주들은 사태가 장기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전날 오전 CU 진주물류센터 앞 집회 현장에서 2.5t 화물차가 집회 참가자들을 치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소속 50대 조합원 1명이 숨지고 다른 조합원 2명이 각각 중상과 경상을 입었다. 이에 따라 화물연대는 진주 물류센터에 노조원의 총집결을 주문했다.
노동부는 이번 사안을 노란봉투법과 연관 짓는 여러 보도에 대한 설명자료를 내고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이번 사안은 실질적·구체적 지배력에 기반한 개정 노동조합법 제2조에 따른 원·하청 교섭 문제를 넘어선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소상공인, 개인사업자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위에 있는 분들이 단결해 대화를 요구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지 못한 것이 근본 원인”이라며 “이로 인해 갈등이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되지 못하고 악화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가맹점주연합회의 김 회장은 “점주와 소비자가 더 이상 희생되지 않도록 물류 정상화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