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가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로부터 1조 2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삼성SDS가 사모펀드로부터 투자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삼성SDS가 KKR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과 피지컬AI 분야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이를 통해 해외 사업 확대를 본격화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S는 15일 이사회를 열고 KKR과 전략적 협력을 위해 1조 2000억 원 규모(8억 2000만 달러)의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KKR은 운용 중인 펀드 자금으로 CB를 인수한다. 이후 2032년까지 6년간 CB 또는 전환된 주식의 양도는 제한된다.
삼성SDS가 사모펀드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SDS는 이미 6조 4000억 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지금까지는 추가 적인 외부 투자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사모펀드 투자 유치를 계기로 삼성SDS는 AI를 비롯해 피지컬AI, 스테이블코인, 데이터센터 설계·구축·운영(DBO) 등 신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KKR 투자금까지 포함하면 회사가 확보한 자금은 총 7조 6000억 원에 이른다. 삼성SDS는 이 자금을 바탕으로 관련 분야에서 기술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 인수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준희 삼성SDS 대표는 지난달 열린 2026년도 정기 주주총회에서 “업종 특화 IT 기업에 대한 투자를 검토 중”이라며 “AI 시장 성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AI 전환(AX), AI 보안,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 기술을 보유한 업체에 대한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SDS가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AI와 소프트웨어 분야의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인수할 경우 현지 사업 확대에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삼성SDS는 미국 등지에 현지 법인을 두고 있으나, 그룹사 IT 인프라 지원과 물류 사업에 주력해왔다.
삼성SDS가 KKR과 전략적 협력을 추진하면서 6년간 KKR의 CB 및 전환주식 매각·양도를 제한하는 조건을 둔 것도 이러한 장기 협력 구상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KKR은 앞으로 인수합병(M&A), 자본 활용, 글로벌 성장 기회 발굴 등에서 삼성SDS의 장기 자문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삼성SDS를 비롯한 시스템통합(SI) 기업들의 M&A 시도가 한층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LG CNS 역시 지난해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 5938억 원 가운데 3400억 원을 M&A에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계획대로라면 지난해에만 2000억 원이 M&A에 집행됐어야 하지만, LG CNS는 현재도 AI 분야에서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피지컬AI와 스테이블코인 같은 새로운 먹거리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두 분야 모두 아직 관련 법·제도가 완전히 정비되지 않았고, 시장을 장악한 선두 기업도 뚜렷하지 않다는 점에서 선점 경쟁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 대표는 “이번 전략적 협력을 통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축적된 KKR의 역량을 활용해 M&A를 포함한 다양한 성장 기회를 적극 검토해 나갈 것”이라며 “양사 협력을 바탕으로 삼성SDS의 기업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이고 글로벌 성장 기반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