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한 늑대 수색이 며칠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만든 허위 신고까지 겹치면서 포획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11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전일 기준 경찰과 소방 당국, 대전시와 구청 등에 늑대 관련 목격 제보를 포함해 모두 100여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하지만 이 중 대부분이 개를 늑대로 착각하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돌아다니는 사진을 캡처해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2살 수컷인 늑구는 지난 8일 오전 9시 18분께 오월드 사파리 울타리를 탈출한 뒤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문제는 SNS에서 공유되는 사진 중 대부분이 생성형 AI를 통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점이다. 이본우 대전 서부소방서 현장대응단장은 이달 9일 브리핑에서 “탈출한 늑대가 유등천을 건너고 있다는 사진을 접수 받았지만, AI로 조작된 허위 사진이었다”며 “허위 신고로 행정력이 낭비되지 않도록 주의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생성형 AI를 악용해 허위 정보를 퍼뜨려 행정력이 낭비되는 사례는 최근 들어 자주 보고되고 있다. 비단 늑구 뿐만이 아니라 최근 유튜브에 “정부가 노인을 대상으로 매달 현금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는 허위 정보가 퍼지면서 한 행정복지센터는 “유튜브의 다수 복지 정보는 확인되지 않은 거짓”이라는 공지를 올리기도 했다.
생성형 AI로 만든 허위 제보에 행정력이 낭비되는 동안 늑구를 찾을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늑대의 귀소 본능이 유지되는 48시간을 골든타임으로 본다. 다만 이를 두고 수색 당국은 “반드시 48시간이라는 전제를 둘 필요는 없다”며 수색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늑구가 며칠째 먹이를 먹지 못해 상당히 놀라고 지친 상황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수색 당국은 열화상 드론 9대 등 총 15대를 활용해 늑구를 수색 중이며, 대전 오월드 주변으로 음식을 넣은 유인 장치 5개를 배치한 상황이다. 소방 군, 전문가 등이 보문산 전역에 구역을 나눠 수색을 벌이고 있으며 경찰 또한 치유의숲과 무수동 등 주변으로 경력 70여명을 투입했다.
늑구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현재 경찰과 소방, 군이 총력을 다해 안전한 포획과 복귀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라며 “부디 어떠한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길 바라며, 늑구 역시 무사히 안전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라고 밝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늑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가상화폐까지 등장했다. 최근 펌프스왑 등 일부 해외 탈중앙거래소(DEX)에서는 늑구 이름을 딴 코인 ‘Neukgu(늑구)’가 거래되고 있다. 이 코인은 지난 8일 생성된 밈코인으로, 발행량은 1억 6000만 개, 총유동성은 약 2만 달러 수준으로 파악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