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문화가 살아남으려면 차별화된 콘텐츠를 통한 문화 정체성 확립이 필요합니다.”
박영국 한국지역문화재단총연합회(한지총) 회장은 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역 균형성장의 핵심 전략으로 문화 콘텐츠 강화를 꼽았다. 박 회장은 “지역 문화가 성장해야 결국 K컬처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며 “세종시의 경우에는 한글문화도시, 워싱턴DC 프로젝트 등 주요 사업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문화체육관광부 출신으로 미디어정책국장, 해외문화홍보원장, 문화예술정책실장 등을 거쳐 국립한글박물관장 등을 역임했다. 2024년 2월부터 세종시문화관광재단 대표를 맡았고 올해 2월 연임에 성공했다. 올해 1월 한지총 회장에 취임해 지역 문화 부흥과 협력 업무도 하고 있다. 한지총은 전국의 17개 광역지자체 및 144개 기초지자체 문화재단 모임이다.
박 회장은 중앙부처 근무 시절을 떠올리며 중앙과 지방의 협의 체계가 미흡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줄곧 중앙부처에서 일하다가 (지방에) 왔는데 반성을 많이 하게 됐다. 그동안 몰랐던 것이 많았음을 인정한다”며 “지방 여건이 모두 다르고 또 나쁜 곳도 있는데 이를 고려해서 전체적인 국가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방에서 문화 활동을 하는 지역 문화재단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정례적인 협의체를 만드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문체부와 지자체 간 의사 논의기구는 존재하지만, 실제 현장에 있는 지역 문화재단과 밀접한 소통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지역에서 문화재단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며 “문화 정책도 그동안의 중앙 주도에서 앞으로는 지역 문화재단이 정책 제시와 검증, 확산의 주체로 나아갈 시기”라고 설명했다.
세종시는 역점 사업인 ‘대한민국 문화도시’ 한글문화도시 완성에 매진하고 있다. 올해는 한글날 제정 100주년이기도 하다. 박 회장은 “지역 문화에 한글을 심어 이를 정체성으로 하자는 것이 목표”라며 “한글문화도시센터 운영, 한글국제프레비엔날레, 한글런 마라톤, 한글상점 산업화 등을 통해 말 그대로 한글문화도시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관광 프로젝트’는 또 다른 역점 사업이다. 이를 쉽게 ‘워싱턴DC 프로젝트’라고 부르는 데 이를테면 미국에서 뉴욕 방문객이 워싱턴DC도 함께 둘러보는 것처럼 서울로 들어온 국내외 관광객을 세종으로 유치하겠다는 취지다. 그는 “행정수도에 맞춘 정책·지식 마이스(MICE), 교육관광, 도시경관 등을 자원으로 관광 활성화를 이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단은 2016년 설립돼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데 첫해 10명이던 직원이 올해 110명 이상으로 늘어나는 등 확고한 기반을 굳혔다는 평가다. 박 회장은 “세종시가 ‘노잼(재미없는)도시’에서 ‘새잼(새로운 재미가 있는)도시’로, ‘문화 불모지’에서 ‘집 앞 15분 문화도시’로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2024년 ‘세종시 야간부시장’도 맡았다. 세종시는 야간관광 활성화를 통한 지역 경제 발전과 야간문화도시로의 도약을 위한 첫걸음으로 야간 부시장 제도를 전격 도입했다. 글로벌 관광도시인 미국 뉴욕과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등이 이 같은 제도를 운영 중이다. 그는 “세종시의 야간관광 브랜드가 ‘세종밤마실’인 데 말 그대로 밤에 즐길거리를 확장해 세종 시민 및 관광객들과 즐기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올해도 세종한글축제, 보헤미안뮤직페스티벌, 낙화축제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런 노력을 통해 방문객 기준으로 2013년 6만 명이었던 세종한글축제는 지난해 31만 명으로 늘었고 세종시 전체로는 2016년 700만 명에서 지난해 2500만 명으로 확대했다. 박 회장은 “지방에서 사는 것은 다양한 경제적 여건은 물론이고 지역 문화도 중요하다”며 “차별화된 ‘세종감성’을 쌓아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세종시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살려 문화 정체성을 키우려는 노력도 이어갈 방침이다. 그는 “조만간 대통령 세종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이 마무리되면 세종시는 행정수도로 완성된다”며 “문화수도까지 함께 이루려고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