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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운동해도 소용없네” 우울 증상 가른 한 끗 차이

09.04.2026 1분 읽기

건강한 식습관과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병행하는 것만으로 우울증 발생 위험을 절반 가까이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식이요법이나 운동 중 하나만 실천할 때보다 두 가지를 함께 관리할 때 시너지가 컸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2014~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1만 7737명을 대상으로 식사와 신체활동이 우울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우울증은 2022년 국내 환자 수가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서며 중요한 사회적 문제로 부상했다. 기존에도 식습관과 운동이 정신건강과 연관된다는 보고가 있었다.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의 대규모 데이터를 활용해 두 요인이 우울 증상 발생 위험에 미치는 결합 효과를 구체적으로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이미 우울증으로 진단된 환자를 제외하고 나머지 인원을 대상으로 식사의 질과 주간 신체 활동량을 산출하고, 우울 증상 선별도구(PHQ-9) 검사에서 10점 이상을 받았는지 살폈다. PHQ-9는 총 9개 문항으로 구성된 도구로, 통상 10점 이상이면 중간 정도의 우울증이라고 본다. 식사의 질은 한국인 건강 식생활 지수(KHEI)를 기준으로 삼았다.

외부 요인을 보정한 다음 식사의 질과 신체활동 둘 다 부족한 그룹, 식사의 질만 높은 그룹, 신체활동만 활발한 그룹, 둘 다 높은 그룹 등 네 그룹으로 나눠 비교한 결과 전체의 4.6%에서 우울 증상이 확인됐다. 이들 중 식사의 질이 높고 신체활동이 활발한 그룹은 둘 다 부족한 그룹에 비해 우울 증상이 발생할 위험이 약 45% 낮았다. 반면 신체활동만 활발한 그룹은 우울 증상 위험이 26% 감소하는 데 그쳤고, 식사의 질만 높은 그룹은 유의미한 연관성이 없었다.

이러한 연관성은 성별과 연령에 따라 편차가 컸다. 여성은 건강한 식사와 규칙적 신체활동을 모두 실천했을 때 우울 증상이 나타날 위험이 52% 감소했다. 중장년층(45∼65세) 및 노년층(65세 이상) 역시 둘 다 실천한 그룹에서 우울 증상이 나타날 위험이 약 58∼59% 감소했다. 연구팀은 신체활동을 통해 일상생활을 가능케 하는 근력 및 이동능력을 유지하는 게 노년기 심리적 안녕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45세 미만과 남성 집단에서는 성별과 연령에 따른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젊은 연령층은 신체활동이나 영양적 수준 자체보다 아침 결식 등 불규칙한 식사 루틴과 생활의 불안정성이 우울 증상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해석이다.

박 교수는 “식사와 운동을 결합했을 때 우울 증상이 발생할 위험이 가장 크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국가와 지자체가 식생활 교육과 신체활동 증진 사업을 연계한다면 국민 정신건강 향상과 장기적인 의료비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양학 분야의 국제 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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