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2026 서울국제불교박람회’가 열린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는 오픈 시간인 오전 10시 전부터 입장을 위해 길게 늘어선 줄로 북새통을 이뤘다. 원하는 불교 굿즈와 상품을 사기 위한 ‘오픈런’ 행렬이다. 오후 3시가 넘어서도 입장 대기 줄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관람객의 대부분은 MZ세대였고 여성 관람객이 유독 많았다. ‘힙불교(힙한 불교)’ 열풍을 실감하게 하는 자리였다. 대학생 백채현(20) 씨는 “불교를 믿지 않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보고 박람회에 오게 됐다”면서 “불교 하면 딱딱한 이미지가 있었는데 막상 박람회에 와보니 대중적인 굿즈도 많고 평안한 느낌을 받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대한불교조계종이 주최하는 서울국제불교박람회는 2일 코엑스에서 개막해 5일까지 열린다. 올해는 불교의 핵심인 ‘공(空) 사상’을 전달하는 데 중점을 뒀다. 박람회장 입구에는 입장 시 지급하는 코인으로 공을 뽑을 수 있는 뽑기 기계가 수십 대 설치돼 있다. 공 안에는 스님과의 문답을 통해 답을 찾아가는 질문지나 진언이 담긴 행운지가 들어 있다. 운이 좋으면 공 안에서 유명인의 친필 사인이 담긴 행운공과 교환할 수 있는 당첨지를 발견할 수도 있다.
서울국제불교박람회는 단순한 전시 행사를 넘어 불교 기반 창업 생태계를 육성하는 장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날 관람객의 줄이 길게 늘어선 곳은 대부분 불교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상품과 굿즈를 파는 부스였다. 그중에서도 해탈컴퍼니가 데님으로 만든 승복 바지는 오픈 10분 만에 준비한 50장이 매진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주여진 해탈컴퍼니 대표는 “어렵다고 생각되는 불교를 젊은 사람들의 언어와 느낌으로 해석한 점이 좋은 반응을 얻는 것 같다”며 “요즘 청년들이 굉장히 힘들어하는 데 불교의 희망적인 메시지를 유쾌하게 전달하려 한다”고 말했다.
삼대째 목탁을 만들고 있는 안진석 대표의 영천목탁도 핫플레이스 중 한 곳이다. 전통 목탁은 물론 목탁을 활용한 키링 등 액세서리를 선보였다. 안 대표는 “불교의 가르침과 의미가 최근 젊은 층에 스며들고 있다”며 “불교가 주는 위로의 메시지를 젊은 세대에게 좀 더 쉽게 전달하기 위해 목탁을 활용한 굿즈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뷰티 브랜드 취(Chwi)는 사찰향 향수와 핸드크림 등을 선보였다. 김은비 대표는 “절에서 피우는 향과 나무의 냄새를 담은 제품”이라며 “사찰향 제품은 한국에서 베스트셀러일 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MZ세대의 높은 관심 속에 올해 서울국제불교박람회를 찾는 관람객은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주최 측은 “개막 후 관람객이 지난해보다 40~50%가량 늘었다”고 전했다. 조계종은 올해 25만 명이 박람회를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에는 약 20만 명이 찾았고 이 중 77%가 MZ세대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