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뉴스 이정규 기자] 인천의 한 런던베이글뮤지엄 매장에서 일하던 26세 청년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과로사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사업장에서 최근 4년간 승인된 산업재해가 63건에 이르고 한 달 단위로 근로계약을 반복하는 ‘쪼개기 계약’과 상시 감시 등 열악한 근무환경이 있었다는 제보가 이어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31일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런던베이글뮤지엄 사업장 산재 현황’ 자료에 따르면, 런던베이글뮤지엄은 2022년 1건, 2023년 12건, 2024년 29건, 2025년 9월 기준 21건 등 최근 4년간 총 63건의 산업재해가 신청돼 모두 승인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해 중대재해가 발생한 SPC삼립의 2024년 산재 승인 건수 (11건)보다 훨씬 많은 수치다.
런던베이글뮤지엄은 2021년 9월 첫 매장을 연 이후 안국, 도산, 잠실, 여의도, 인천, 수원, 제주 등 전국 7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산재 승인 내역에는 근골격계 질환과 출퇴근 재해 등도 포함됐다.
이학영 의원은 “젊은 청년들이 일하는 카페에서 생각보다 많은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며 “청년노동자의 사망 의혹을 계기로 고용노동부가 기획감독에 착수한 만큼 작업장 안전을 위한 추가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진보당 정혜경 의원도 국회 국정감사에서 “런던베이글뮤지엄은 한 달 단위 근로계약과 CCTV 상시 감시, 시말서와 비밀유지 서약 등으로 노동자를 옥죄는 구조를 갖고 있다”며 “이러한 환경이 결국 26세 청년의 죽음을 불러온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고인은 하루 최대 21시간 근무하며 여자친구에게 ‘밥도 못 먹었어’라는 마지막 메시지를 보냈다”며 “쿠팡 택배노동자 고(故) 정슬기씨 사례처럼 장시간 노동이 반복되는 구조적 문제가 이 업계에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복수의 제보에 따르면 런던베이글뮤지엄 및 계열사에서 한 달 또는 세 달 단위로 쪼개기 계약을 해왔다”며 “사실이라면 매우 심각한 문제이며 고용노동부는 전 계열사를 포함해 전면 근로감독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29일부터 인천점과 본사를 대상으로 기획감독을 실시 중이며 위반 사항이 확인되면 전국 지점으로 확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 같은 운영 방식이 기업 혁신이나 성공 사례처럼 포장되는 문화를 이번 기회에 반드시 근절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런던베이글뮤지엄 운영사인 LBM 측은 과로사 의혹에 대해 “근로기준법에 따라 하루 8~9시간 근무와 휴게시간을 보장하고 있으며 월 8회 휴무를 실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LBM은 “매장 오픈 과정에서 본사가 인지하지 못한 연장근로가 있었을 가능성은 있지만 주 80시간 근무는 사실이 아니다”며 “고인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44.1시간으로 전체 직원 평균(43.5시간)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다만 회사 측은 “지난 7월 설치한 지문인식기가 오작동해 고인의 근무기록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노동청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근태관리 기록 의무화와 전 직원 대상 교육을 강화해 재발을 막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외식·서비스업 전반의 장시간 노동 실태를 점검하고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