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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자율주행 속도내는 엔비디아…韓 로보택시 실증 ‘눈독’

08.11.2026 1분 읽기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에서 세를 넓히고 있는 엔비디아가 한국 무인 로보택시 실증사업에 참여하기 위한 물밑 작업에 착수했다. 정부 주도 실증 사업을 발판 삼아 국내 완성차 업체와 자율주행 기업, 모빌리티 사업자 등이 자사의 기술 플랫폼을 표준으로 활용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국토교통부가 2028년부터 레벨4 수준의 무인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가운데 실증 단계부터 협력 관계를 구축해 국내 자율주행 생태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8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최근 국내 자율주행 기업들에 협력 의사를 타진했다. 국토부에도 관련 구상을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핵심은 국토부가 추진하는 무인 로보택시 실증사업에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플랫폼 ‘하이페리온’과 안전 기술 체계 ‘헤일로스’를 적용하자는 것이다. 하이페리온은 차량용 인공지능(AI) 컴퓨터와 카메라·레이더 등 센서, 관련 소프트웨어(SW)를 하나로 묶은 플랫폼이다. 헤일로스는 시스템 오류와 위험 상황에 대비하고 자율주행 기술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데 쓰인다.

이 구상이 첫 실증지역인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서 실제로 채택될 경우 현대차가 공급하는 아이오닉5 기반 자율주행 차량 등에 엔비디아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올해 4월 광주 실증사업 참여기업으로 선정된 라이드플럭스와 오토노머스에이투지(A2Z)도 각사가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SW를 엔비디아 플랫폼과 결합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3개 기업의 차량 제작·개조 및 센서·데이터 분야 협력사인 케이에이알(KAR)·트랜스테크·모빌테크 등도 엔비디아 플랫폼의 차량 탑재와 기존 시스템 연동, 센서 데이터 통합 등을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

엔비디아가 국내 실증사업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자사 기술을 전 세계 자율주행 시장의 공통 플랫폼으로 퍼뜨리려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 엔비디아는 2015년 차량용 AI 컴퓨팅 시스템 ‘드라이브 PX’를 공개하며 자율주행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사업 영역을 넓혀 주행 상황을 판단하는 AI 모델과 이를 학습·검증하는 시뮬레이션 도구, 컴퓨팅·센서 플랫폼까지 갖췄다. 완성차 업체와 자율주행 개발사들이 엔비디아 기술을 바탕으로 시스템을 개발하게 만들어 핵심 기술 공급자로 자리 잡겠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서는 무인 로보택시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1월에는 자체 자율주행 AI 모델 ‘알파마요’를 공개했다. 3월에는 우버와 함께 2028년까지 전 세계 28개 도시로 무인 로보택시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내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해 주행 데이터 수집과 AI 학습·검증을 거치는 방식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가 대규모 실증 확대 계획을 내놓자 엔비디아가 한국을 플랫폼 확산의 핵심 시장으로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부는 전남광주에 이어 2027년 전국 4~5개 도시를 실증지역으로 추가 선정할 계획이다. 투입 차량도 200대에서 3000대 규모로 늘린다. 엔비디아로서는 국내 여러 도시의 실제 도로에서 자사 AI 모델과 차량용 컴퓨팅 플랫폼을 검증할 기회를 얻는 셈이다. 광주를 시작으로 다른 지역에도 엔비디아 플랫폼이 적용되면, 이 플랫폼이 국내 자율주행 기업들의 기술 개발·검증 공통 기반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

엔비디아는 이미 국내 기업들과 개별 협력을 추진하며 접점을 넓혀왔다. 최근에는 국내 주행 데이터와 사고·돌발상황 데이터를 대규모로 보유한 쏘카에도 협력 의향을 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1월에는 자율주행 기업 에스더블유엠(SWM), 중국 레노버와 3자 협약을 맺고 로보택시용 컴퓨팅 플랫폼을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지난해 8월에는 라이다 전문기업 에스오에스랩을 자사 차량용 AI 플랫폼의 공식 파트너로 선정했다. 이달 9일에는 매디슨 황 엔비디아 수석이사와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의 회동이 예정돼 있었으나 엔비디아 측 사정으로 연기됐다. 업계에서는 당초 이 자리에서도 자율주행 협력 계획이 발표될 예정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엔비디아의 움직임을 두고 국내 기업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이미 자체 센서·컴퓨팅·안전 시스템 등을 구축하고 자율주행 기술 전반을 직접 개발해 온 경우 협력에 따른 실익이 충분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엔비디아 측의 협력 제안을 받은 한 기업 관계자는 “엔비디아 플랫폼을 활용하려면 그 안에서 기존 SW가 돌아가도록 재조정하는 추가 작업이 필요한데, 우리가 얻는 것이 명확히 무엇인지에 대한 결론은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기업은 “엔비디아는 결국 글로벌 자율주행 생태계에서 주요 기술 표준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매우 큰 기업인 만큼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 협력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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