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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웹툰·영화 되는데 K애니는 왜 안되나

08.11.2026 1분 읽기

최근 영화시장에서 애니메이션(만화영화)이 뜨거운 인기를 끌고 있다.

8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박스오피스 1~7위(7일 기준)에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5편이나 포함됐다. 1위는 ‘먼작귀’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로, 이날 하루 6만 7000명의 관객을 확보하며 누적 관객수 272만 명을 기록했다. 이어 4위가 ‘명탐정 코난: 30호 살인사건’, 5위가 ‘모자 쓴 고양이’, 6위는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 발푸르기스의 회천’, 7위는 ‘진격의 거인: 홍련의 화살’이다. 5편 중 4편이 일본 작품이고 ‘모자 쓴 고양이’는 미국 작품이다.

한국 애니메이션은 어디에 있을까. 애니메이션 분야는 미국이 절대강자다. 일본도 저력이 있다. 국내 역대 박스오피스에서 애니메이션 분야 1위는 ‘겨울왕국2’(2019) 누적 관객수 1376만 명이고 2위는 ‘겨울왕국1’(2014) 누적 관객수 1032만 명으로, 모두 미국 작품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흥행은 1위가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2025), 2위는 ‘스즈메의 문단속’(2023)으로 각각 582만 명, 559만 명을 국내에서 동원했다.

이에 비해 한국 애니메이션의 성적은 한참 떨어진다. ‘마당을 나온 암탉’(2011)이 누적 관객수 220만 명을 동원했는데 이것이 역대 한국 애니메이션 최고치였다. 이어 ‘킹 오브 킹스’(2025)가 132만 명으로 2위였다. 국내 시장에서 이럴 정도이니 해외 시장에서는 두말할 것도 없겠다.

이는 국내 영화시장 전체에서 역대 박스오피스 성적이 1위 ‘명량’을 포함, 5위까지가 모두 한국영화인 것과 구별된다. 국산 ‘실사’ 영화는 잘되는데 애니메이션만 부진을 면치 못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영화’ 애니메이션 기준이다. ‘비(非)영화’ 애니메이션은 조금 다르긴 하다. TV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용도의 애니메이션의 경우 뽀로로, 티니핑, 아기상어 등 다양한 흥행작을 포함하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 애니메이션이 다른 영상물에 비해 국제적 경쟁력이 낮은 것은 분명하다.

한국문화의 경쟁력의 부족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2025)는 전 세계를 뒤흔든 빅히트를 기록했다. 케데헌은 다만 내용만 한국적이고, 실제로는 미국인이 미국의 자본과 기술로 만들어낸 미국 작품이다. 그래도 한국문화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업계에서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약점으로 유아용 시장에 대한 집착을 꼽고 있다. 뽀로로나 티니핑 등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장난감 등 부가 수입을 올릴 수 있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확장성이 작다는 문제가 있다. 영유아용 애니메이션은 어른이 되면 보지 않는다. 그나마 한국 작품 박스오피스 1~2위는 개봉 당시 성인들에게도 호소력이 있는 작품이라는 이유가 있었다.

애니메이션 업계도 나름 할 말이 있을 것이다. 성인 대상 애니메이션은 성공률이 낮다. 퇴마사가 악과 싸우는 내용의 ‘퇴마록’(2025)은 누적 관객수 50만 명에 그쳤다. 그나마 이 작품이 12세 이상 관람가 애니메이션 가운데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작품이다. 결국은 애니메이션의 감성을 지키면서도 다양한 연령층을 흡수할 수 있는 ‘잘 만든’ 작품이 필요한 셈이다.

최근 애니메이션의 침체는 투입 자본과도 관련이 있다. 최근 영화시장의 침체로 영화 투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애니메이션도 예외는 아니다. 더불어 재정 당국의 관심도가 약하다는 문제도 있다.

올해 애니메이션 분야 순수 정부 예산은 390억 원에 불과했다. 그나마 내년은 338억 원으로 오히려 줄어들 예정이다. 올해 대형 사업이 만료돼 감소 요인이 있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애니메이션 부문을 관할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전체 내년 예산이 올해보다 22.6% 늘어나고 웹툰·영화도 늘어나는데 유독 애니메이션 예산은 줄어드는 것이다.

정부가 올해 361억 원에서 내년 7925억 원으로 크게 늘리기로 한 ‘청년문화패스’ 예산에서도 현재 상황으로는 한국 애니메이션 작품은 ‘패싱’될 것으로 보인다. 청년문화패스 발급 대상은 19세 이상인데 이들은 이미 ‘한국 티니핑’류보다는 ‘일본 치이카와’류에 더 호감을 가진 세대로 평가된다.

정부의 지원 기구의 적절성 문제도 있다. 애니메이션은 문체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맡고 있다. 업계에서는 ‘영화’ 애니메이션을 띄우기 위해 영화진흥위원회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바란다. 일반 영상물이 ‘영화’와 ‘비영화(드라마 등)’로 나뉘는 것처럼 애니메이션도 ‘영화 애니메이션’과 ‘비영화 애니메이션’으로 나뉜다. 애니메이션 관계자들은 영진위가 영화 애니메이션에 대해 지원이 적다고 불만이고, 이에 대해 영진위 측은 콘진원이 애니메이션을 지원하지 않느냐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애니메이션이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은 이 분야가 웹툰과 영화·영상 중간에 있고 전체적으로도 두 분야를 아우른다는 점에서 많은 아쉬움을 준다. 물론 그렇게 단순화하기는 쉽지 않고 웹툰이나 영화의 세계가 있듯이 애니메이션의 세계도 있다. 결국은 시대에 맞는 경쟁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현재 K웹툰과 K영화가 세계 최고 수준인 것처럼 K애니메이션도 최고가 될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최수문의 문화수도에서] 글로벌 문화수도 ‘대한민국’에서 전개되는 문화 현상을 살펴보고 진정한 문화수도가 되기 위해 가야 할 길을 탐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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