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랩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참교육’의 글로벌 흥행을 발판 삼아 웹툰 원천 지식재산(IP)의 가치 확장에 나선다. 단순히 웹툰을 드라마나 영화로 영상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하나의 세계관과 캐릭터를 애니메이션, 스핀오프, 팬덤 비즈니스 등으로 확장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프랜차이즈 IP’ 전략을 본격화한다. 작품 하나의 성공을 일회성 흥행으로 끝내지 않고 다양한 콘텐츠와 사업으로 연결해 IP의 생명력을 길게 가져가겠다는 구상이다.
강철구 와이랩 대표는 5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빌트모어호텔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드라마가 잘 세공된 다이아몬드라면 우리가 가진 웹툰 원천 IP는 원석”이라며 “다이아몬드 하나로 끝나는 게 아니라 또 다른 보석으로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로 열린 ‘U-KNOCK 2026 in USA’다.
강 대표가 주목하는 것은 작품의 흥행 자체보다 그 이후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참교육’의 글로벌 흥행을 어떻게 지속적인 재무적 수익으로 연결할 것인지가 핵심 과제라는 설명이다. 그는 “한 번 흥행한 뒤 무엇이 남을까, 무엇을 남겨야 하고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하며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할까라는 질문에서 고민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흥행은 끝이 아닌 시작…원작 IP의 확장성 주목
와이랩이 IP 밸류업을 사업 전환의 핵심으로 내세운 배경에는 보유한 원천 콘텐츠의 잠재력에 비해 이를 활용한 사업적 성과가 충분히 발현되지 못했다는 판단이 있다. 강 대표는 상장 이후 어려워진 경영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도 보유 IP를 실질적인 수익으로 연결하는 사업 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특히 ‘참교육’의 글로벌 흥행은 원작 IP의 가능성을 재확인한 계기가 됐다. 영상화된 작품의 권리와 별개로 웹툰 원작은 새로운 콘텐츠로 확장할 수 있는 자산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넷플릭스의 성공이 IP의 생명을 끝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은 것일 수 있다”며 “‘참교육’을 본 세계 시청자들이 원작에 관심을 갖고, 원작과 연결된 다른 작품으로 관심이 이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의 IP 권리 논쟁에 대해서도 강 대표는 이미 완성된 영상 콘텐츠의 권리 문제에 매몰되기보다 원천 IP를 활용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는 데 무게를 뒀다. 그는 “넷플릭스와의 딜은 그 자체로 이미 성공한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며 “중요한 것은 우리가 지킬 수 있는 권리가 무엇이고, 그 권리를 가지고 다음에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콘진원의 ‘U-KNOCK 2026 in USA’가 와이랩과 같은 중소기업에는 현지 전략에 대한 아이디어는 물론 미국 비즈니스가 중요하게 여기는 네트워킹을 확보할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게 강 대표의 판단이다.
시즌제 넘어 스핀오프·팬덤까지…‘프랜차이즈 IP’ 구축
와이랩이 구상하는 IP 확장의 핵심은 ‘프랜차이즈 IP’다. 인기 드라마의 시즌2, 시즌3를 제작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하나의 세계관과 캐릭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콘텐츠와 사업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전략이다.
실제로 와이랩은 ‘스터디그룹’ 시즌2를 제작한 데 이어 시즌3도 논의하고 있다. ‘참교육’ 역시 후속 콘텐츠를 준비 중이다. 특히 강 대표는 “‘참교육’의 특정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별도 영화 프로젝트도 준비하고 있다”며 “하나의 작품에서 출발한 이야기를 스핀오프와 다른 장르의 콘텐츠로 확장해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강 대표는 “프랜차이즈 IP는 단순히 드라마 시즌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며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팬 비즈니스와 스핀오프 등을 통해 IP를 확대 재생산하는 세계관 전체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콘텐츠가 기존 작품의 팬덤을 확장하고, 다시 원작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원작자와 자체 스튜디오 협업…글로벌 투자도 프로젝트 중심
이를 뒷받침하는 경쟁력으로는 원작 웹툰과 영상 제작을 연결하는 자체 스튜디오 시스템을 꼽았다. 원작자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영상 제작진이 초기 단계부터 협업해 이야기의 핵심과 캐릭터의 매력을 영상에 구현하는 방식이다. ‘참교육’, ‘스터디그룹’, ‘선의의 경쟁’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강 대표는 “원작과 내부 스튜디오가 연결돼 초기부터 계속 의견을 나누면서 어떤 이야기를 살리고 캐릭터의 매력을 어떻게 구현할지 긴밀하게 협의할 수 있다”며 “이런 시스템이 우리의 강점이자 작품의 흥행에도 기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와이랩은 원작에서 드라마와 영화, 애니메이션, 팬 비즈니스로 이어지는 각 단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운영 체계도 강화할 계획이다. 강 대표는 이를 ‘파이프라인’이라고 설명하며 “각 분야의 조건을 최적화하면서 회사가 보유한 IP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운영 체계를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미션”이라고 밝혔다.
미국 시장에서는 개별 IP를 활용한 프로젝트 단위의 투자 유치와 협업 기회도 모색한다. 강 대표는 “상장사인 만큼 회사 자체에 대한 투자보다는 매력적인 IP를 기반으로 확장하는 프로젝트에 투자를 연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미국의 투자사나 제작사들과 네트워킹할 기회도 적극적으로 찾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프랜차이즈 IP로 이야기를 계속 확장하고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으면서 그 과정에서 수익화 기회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한 ‘유녹(U-KNOCK) 2026 in USA’는 우리 중소기업의 글로벌 진출 전략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구경본 콘텐츠기반본부 본부장은 “유녹이 한국계 할리우드 리더 모임인 KALH(Korean American Leaders in Hollywood)와 같은 실질적인 네트워크를 가지고 투자유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해외 투자는 단발성이 아니라 현지 네트워크를 꾸준히 가져가 발전시키는 것으로 앞으로 콘진원은 이러한 방향성으로 우리 기업에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