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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일자리도 고부가가치로 이동… 학습 민첩성 키워야”

06.11.2026 1분 읽기

인공지능(AI)이 산업 전반에 확산하면서 청년층의 신규 채용이 급감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줄어든 청년 일자리 28만 5000개 가운데 94%가 AI 노출도가 높은 업종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고용 환경의 변화에 맞춰 청년들이 스펙 쌓기보다 학습 민첩성 숙련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이찬 서울대 첨단융합학부·산업인력개발학과 교수는 5일 서울 관악구 교내 연구실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AI 시대 일자리 감소보다 직무의 재편과 인재 육성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인적자원개발(HRD)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레고코리아 인사팀 HR 전문가. LG전자 미국 현지법인 인사부 HRD 팀 리더 등으로 근무했다. 2006년 서울대 교수로 부임했고, 이후 경력개발센터장과 교육연수원장, 평생교육원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초대 원장을 지낸 이무근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농산업교육과 명예교수의 아들로 직업교육을 연구한 부자(父子) 교수이기도 하다.

이 교수는 AI 시대 일자리는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영역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시대에 사라지는 것은 직업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이라며 “반복 업무에서 벗어나 판단과 상담, 문제 해결 등의 영역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과거에는 얼마나 많은 지식을 보유했는지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필요한 지식에 접근할 질문을 만들고 서로 다른 정보를 연결해 새로운 해법을 찾는 능력이 중요해졌다”며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질문을 던지고, 기존 지식을 새롭게 조합하는 역량이 필요하다. 스스로 배우고 익히는 학습 민첩성을 얼마나 오래 유지하느냐가 개인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의 AI 도입이 곧바로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 교수는 “기업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기술 도입 과정에서 기존 인력이 새로운 역할을 찾도록 돕는 장치가 필요하다”며 “노사 역시 AI 도입 자체를 막기보다 업무 전환과 재교육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성공적 전환 사례로 헬스케어 기업 쥬비스를 제시했다. 쥬비스는 서울대와 산학협력으로 AI 컨설팅을 도입했고, 기존 영업점 직원 직무를 고객 데이터 분석 분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AI 전환 과정에서 청년들이 경험을 쌓을 기회 자체를 잃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우려를 표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청년 고용률은 2024년 5월 이후 29개월 연속 하락했다. 중장년층은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AI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지만,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은 업무를 통해 숙련도를 쌓을 기회부터 줄어들고 있다. 이 교수는 “청년들이 다양한 현장에서 경험을 쌓고 도전할 기회를 어떻게 제공할지, 실패했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회복 탄력성을 사회적으로 어떻게 지원할지 논의해야 한다”며 “다만, 정부가 청년들의 경험 기회를 늘리기 위해 기업을 압박하기보다는 시장의 자율적인 수요와 선택에 맡기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우리 사회는 재교육과 재훈련을 통해 직무를 전환할 잠재력이 크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기업과 정부가 재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개인도 경력을 계속 점검하고 역량을 새롭게 쌓아야 한다”며 “고용 안정성이 오히려 새로운 기술을 익히려는 동기를 떨어뜨릴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 특히 중장년층은 특정 직업이나 기업에 평생 의존하기보다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경력을 꾸준히 재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청년들에게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가능한 한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보라는 조언도 남겼다. 그는 “동아리나 창업 프로젝트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시행착오를 겪어야 자신에게 맞는 진로를 찾고 다시 도전할 힘도 기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직업이나 소속 기업의 유명세에 매몰되기보다 그 안에서 어떤 일을 하고 어떤 경험을 쌓는지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청년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은퇴 이후에 새로운 것을 배우고 도전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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