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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불법적 민원 대행업체 차단”

06.11.2026

금융감독원이 제3자의 도움을 받아 민원을 제기하는 일부 금융소비자에게 ‘어떠한 민·형사상 책임도 부담한다’는 서약을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 민원 대행업자의 영업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지만, 포괄적인 경고성 문구가 취약층의 피해 구제 신청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민원 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민원을 대리 신청하는 일부 사례에 대해 ‘위임관계 확인서’를 제출받고 있다. 확인서에는 “민원과 관련한 어떠한 대가도 지급하지 않았음을 확인한다”며 “사실과 다른 경우 어떠한 민·형사상 책임도 부담할 것임을 확인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민원 당사자와 대리인이 모두 확인서에 서명해야 한다.

금감원은 최근 수수료를 받고 민원 신청을 대행해주겠다는 불법 업자들이 등장하면서 확인서를 도입했다는 입장이다. 취약층에게 민원 해결을 약속하며 금전적인 대가를 받은 뒤 정당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사례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돈을 납입하고 제대로 도움 받지 못하는 분이 나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라며 “모든 대리 민원에 대해 확인서를 받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금융권에선 취약층 민원 문턱을 높이는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이 냐온다. 불법 대행업자를 단속할 필요성은 있으나 ‘민·형사상 모든 책임도 부담한다’는 문구가 금융소비자에게 과도한 법적 책임을 묻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불법 추심 피해자나 저소득 차주들은 금융상품·제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민원 신청을 꺼리고 스스로 민원을 제기하기 어려운 이들이 적지 않아 소비자단체, 시민단체 등에서 지원받는 경우도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한 금융소비자단체는 지난달 한 추심업체의 집행예정통보문에 대해 민원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위임관계 확인서 제출을 요구받았다. 이 과정에서 당사자인 취약 차주가 서명에 부담을 느껴 민원 제기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사실 관계를 조사해 위법성 여부를 따져달라고 민원을 제기하는 것인데, 그 과정에서 민원인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강조하는 것은 과도한 행태라고 지적한다. 유순덕 롤링주빌리 이사는 “민원 자체에 부담을 느끼는 취약 차주들에게 ‘어떠한 민·형사상 책임을 진다’는 문구는 큰 위축이 된다”며 “사실상 민원 취소를 강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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