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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출근 전에 무조건 들린다”…하루 10만 명 넘게 몰리는 이곳 어디길래

05.11.2026 1분 읽기

직장인 김 씨(31)는 출근길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동자승 캐릭터로 법당에 들어선다. 말 한마디 없이 방석에 앉아 절을 몇 번 올리면 하루를 시작하는 마음이 조금 가벼워진다. 이런 고요를 찾아 온라인 사찰 ‘산사’에 몰린 사람이 공개 일주일도 안 돼 100만 명을 넘었다.

5일 웹 기반 가상공간 모음 서비스 ‘메타모아’에 따르면 산사를 비롯해 온라인 순례길, 멍터, 노엘 예배당, 사우나 고요, 스윔픽 물멍 등이 주간 인기 순위 상위권에 올랐다. 모두 기도하거나 멍하니 시간을 보내며 쉬는 공간이다.

열풍의 시작인 산사는 취업준비생 박진원(26) 씨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바이브 코딩으로 만든 가상 사찰이다. 지난달 말 문을 연 이후 사흘 만에 60만 명이 다녀갔고 1일에는 누적 1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날 메타모아에서 ‘갓바위 부처님’이라는 가상공간에는 평일 오후인데도 456명이 동시에 접속해 있었고 누적 접속자는 약 7만 명에 달했다.

채팅도 목표도 없다…20개였던 방석이 1만 개로

산사는 별도 프로그램 설치 없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된다. 이용자는 이름이 자동으로 정해진 동자승 캐릭터가 돼 법당을 돌아다니고 합장으로 인사하거나 방석에 앉아 절을 올린다. 염주를 굴리고 반야심경 독송과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가만히 앉아 있을 수도 있다. 가장 큰 특징은 대화 기능이 아예 없다는 점이다. 서로 말을 섞지 않으면서도 같은 공간에 머무는 느슨한 연결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흥행은 개발자도 예상하지 못한 수준이었다. 박 씨는 원래 혼자 쓸 생각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영문과를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그는 절에 가서 쉬고 싶었지만 갈 시간도 기운도 없어 30분도 안 걸려 기본 사이트를 완성했다. 이용자가 몰리면서 법당에는 앉을 자리를 기다리는 ‘웨이팅’이 생겼고 서버에는 과부하가 걸렸다.

처음 20개였던 법당 방석은 100개, 1200개를 거쳐 1만 개로 늘었다. 현재 법당 100곳이 마련됐지만 이용자가 집중되는 시간에는 빈자리를 찾기 어렵다. 서버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 이용자 요청으로 추가한 공양미 후원 기능은 접속량이 초과해 한때 막히기도 했다.

박 씨는 많은 사람이 찾는 모습을 보고 자신처럼 지친 이들이 많다는 것을 실감했고 말없이 쉴 공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불교 국가인 대만에서는 하루 5만 명이 찾고 베트남과 태국에서도 이용자가 늘었다. 종교와 관계없이 고요함을 즐길 수 있다는 후기도 이어진다.

힙불교에서 온라인 법당까지

산사의 인기는 불교문화를 젊은 감각으로 즐기는 이른바 ‘힙불교’ 열풍과 맞닿아 있다. 버튼을 누르면 목탁 소리가 나는 ‘공덕 키링’은 품절과 재입고를 반복했고 서울 봉은사에서는 재입고된 약 6000개가 하루 만에 팔렸다. 지난 4월 열린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는 역대 최대인 약 25만 명이 방문했는데, 관람객의 73%가 20~30대, 48%는 종교가 없었다. 불교 굿즈를 사거나 사찰을 방문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일상에서 짧게 문화를 경험하는 단계로 확장된 셈이다.

개인이 만드는 작은 메타버스

산사의 인기를 계기로 비슷한 가상공간이 잇따라 등장했다. 온라인 순례길에서는 캐릭터로 길을 걷고 가상 사우나에서는 말없이 쉬며 야영장에서는 밤하늘을 바라본다. 가상 낚시터에서는 가볍게 인사를 나누거나 선물을 주고받고, 재즈 카페와 풍등 날리기, 야구장을 구현한 공간도 생겼다. 반려동물을 추모하는 공간도 있다. 공통점은 복잡한 규칙이나 경쟁이 없다는 점이다. 접속해서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 즐길 수 있다. 과거 메타버스가 대기업의 대형 플랫폼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AI로 개인이 취향에 맞는 작은 공간을 직접 만든다는 점이 다르다.

다만 일시적인 화제성을 넘어 지속적인 서비스로 자리 잡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이용자가 급증한 만큼 안정적인 서버 운영과 비용 부담이 과제이고, 온라인에서 마음의 안정을 찾으려는 수요가 꾸준한 이용으로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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