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취약 지역인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경상북도에 2030년 의과대학이 신설된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1998년 설립된 가천대와 제주대 이후 32년 만에 국내에서 새로운 의대가 문을 열게 된다. 지역 의료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지만 대학 선정 과정에서 탈락한 지역의 반발을 해소하는 것은 과제로 남았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는 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의대 신설 지역·대학 선정 및 정원 배정’ 결과를 발표했다. 신설 의대는 국립순천대와 국립경국대에 들어서며 정원은 각각 60명, 40명이다. 두 대학은 2030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모집할 예정이다. 졸업 후 10년간 해당 지역에서 의무 복무하는 ‘지역의사제’ 전형의 선발 비율은 추후 확정된다.
이번 의대 신설은 지역소멸 위기에 대응하고 지역균형발전을 추진하기 위한 정부의 ‘5극 3특’ 전략과 맞닿아 있다. 이재명 정부는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를 국정과제로 제시하고 의대가 없는 지역에 의대를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정부는 올해 초 보건정책심의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2030년부터 연간 100명 규모의 의사 인력을 추가 양성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지역의대 설립 기획단’을 통해 전남광주와 경북을 의대 신설 후보 지역으로 선정했다.
정부는 의료 접근성, 의사 인력 부족, 의료 취약도, 정책 효과성 등 4개 분야 13개 지표를 바탕으로 지역과 대학을 평가했다. 특히 상급종합병원에 기준시간 내 접근하기 어려운 인구를 뜻하는 ‘취약 배후 인구수’ 지표에서 두 지역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별 정원은 지역 의료 여건과 교육 역량 등을 고려해 차등 배정했다. 전남광주는 신설 의대가 개교 초기부터 100명 규모의 정원을 운영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순천대에 60명을 배정했다. 경북은 남부권에 이미 동국대 의대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경국대 정원을 40명으로 정했다. 경주에 위치한 동국대 와이즈(WISE)캠퍼스 의대 정원은 2027학년도 54명에서 2028학년도 55명으로 늘어난다.
두 대학의 의대 정원은 향후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의대 운영 준비 상황과 한국의학교육평가원 평가 인증 결과, 지역 의료 여건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2032년 이후 추가 정원 배정 여부를 논의할 방침이다.
이번 결정으로 2030학년도 전남광주 지역의 의대 정원은 372명, 경북 지역은 95명으로 늘어난다. 공공의대와 신설 지역의대를 포함한 전국 의대 정원 3871명 가운데 각각 9.6%, 2.4%를 차지한다. 정부는 의대 신설을 통해 지역에서 의사를 양성하고 이들이 지역 의료기관에 정착하도록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지역의사제 도입으로 수험생과 가족 등이 유입돼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최은옥 교육부 차관은 “이번 발표로 국정과제인 지역의대 신설이 본격적인 실행 궤도에 올라섰다”며 “신설 의대가 지역의료를 뒷받침하는 우수 의료인을 양성할 수 있도록 최선의 지원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의대 신설 대학 선정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전남광주에서는 순천대와 함께 목포대가 의대 설립을 추진했지만 전남연구원의 경쟁력 평가 결과에 따라 순천대가 최종 선정됐다. 당시 순천대는 89.15점을 받아 목포대보다 1.3점 앞섰다. 목포대는 평가 결과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의대 설립계획서에 대한 재심사를 요구하고 있다. 이날도 목포대는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한 소송 등 추가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목포시 등 전남광주 서남권 지방자치단체들도 재검증을 요구하고 나섰다.
반면 교육부는 대학 추천 과정에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순천대 추천 과정에 제기된 여러 문제를 검토했으나 추천을 반려해야 할 수준의 하자는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복수의 외부 법률 자문 결과도 같아 목포대가 요구한 지자체 재심사나 정부의 직접 심사는 부적절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