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이 오른 꽃게와 고소한 전어가 올가을에는 제철 밥상의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수온으로 어획이 줄면서 노량진 도매가가 지난해의 두 배 안팎까지 오른 데다 당분간 공급 부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3일 수협노량진수산의 주간수산물동향에 따르면 10월 셋째 주(12~17일) 노량진수산시장의 전어 평균 경락가격은 ㎏당 1만4900원이었다. 3만원을 넘나들던 전주(3만1200원)보다 52.2% 내렸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6800원)보다는 119.1% 비싸다.
가격이 내린 것은 입하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 주 입하량은 5164㎏으로 전주(2400㎏)보다 115.2% 많아졌다. 다만 10월 첫째 주 2036㎏까지 줄었던 물량이 회복된 것일 뿐 지난해 같은 주(1만943㎏)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9월 셋째·넷째 주 입하량도 각각 3055㎏, 3042㎏으로 지난해(9038㎏, 1만3434㎏)에 크게 못 미쳤다. 이 가격은 도매시장 경락가격이어서 마트와 식당에서 소비자가 내는 값과는 차이가 있다.
고수온에 전어가 연안을 떠났다…삼천포 위판량 10%로
전어 공급이 줄어든 주된 원인은 고수온이다. 바닷물 온도가 오르자 전어가 기존 연안 어장을 벗어나 이동했고 주요 산지의 어획량이 급감했다. 경남 삼천포항의 8월 전어 위판량은 지난해의 10% 수준까지 줄었다. 경남수산안전기술원 관계자는 지난 7월 표층은 고수온이고 저층은 냉수대가 형성돼 수온이 낮아 물고기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꽃게도 비슷하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서해의 차가운 저층 수괴인 황해저층냉수의 세력이 약해지면서 꽃게 서식 해역이 넓게 퍼져 같은 그물로 잡히는 양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올가을 서해 꽃게 어획량은 1만2000~1만6000톤으로 지난해(1만7423톤)의 69~92%에 그칠 전망이다.
수꽃게 92% 올라 암꽃게·전복도 급등…고등어만 내렸다
그 결과 가을 수산물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같은 주 수꽃게 평균 경락가격은 ㎏당 2만4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2.5% 올랐고 일주일 전보다도 27.5% 높다. 암꽃게는 1만4400원으로 65.5%, 전복은 2만4400원으로 49.7%, 깐 굴은 1만2400원으로 30.5% 각각 비싸졌다.
반면 고등어는 제주 인근 해역의 어획 여건이 좋아져 생산량이 최근 5년 평균보다 약 10% 늘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격이 17.7% 내렸다.
소비자 가격도 움직였다. 지난 8월 하순 금어기 해제 때 대형 유통업체들이 가을 꽃게를 100g당 689원에 내놓으며 가격 경쟁을 벌였지만 어획이 줄면서 이마트의 국산 가을 꽃게 정상 판매가는 100g당 1500원대로 올랐다. 유통업계는 할인 행사와 유통 마진 축소로 소비자 부담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한다.
당분간 공급 빠듯…“평년 가격 회복 쉽지 않아”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전어는 입하량이 늘며 가격이 내리고 있지만 물량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이라 평년 가격으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꽃게는 가을 어기 어획이 지난해의 69~92%에 그칠 전망이어서 연말까지 높은 시세가 이어질 수 있다. 굴 등 제철 수산물도 오름세다.
어획이 바다 환경에 좌우되는 만큼 고수온이 되풀이되면 제철 수산물의 공급과 가격이 해마다 불안정해질 수 있다. 올가을 전어와 꽃게는 가격이 일부 내렸지만 여전히 지난해보다 훨씬 비싸 장바구니 부담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