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불감(불상을 모시는 집 형태의 공예품) 가운데 가장 큰 ‘구례 천은사 금동불감’이 국보가 된다.
국가유산청은 ‘구례 천은사 금동불감’을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고 30일 밝혔다. 2008년 보물로 지정된 구례 천은사 금동불감은 사찰의 법당을 축소해 만든 전각 형태의 금동 공예품이다.
사각 기단 위에 우진각 지붕을 얹은 형태로, 앞면에는 문을 달았다. 문 바깥에는 구름무늬 등을 새겼으며 안쪽에는 불법을 수호하는 금강역사상을 타출(打出) 기법으로 표현했다. 타출은 금속판의 안쪽이나 바깥쪽에서 두드려 문양을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기법이다.
불감 내부 정면에는 비로자나불과 협시보살, 십대제자를 배치했다. 왼쪽 벽에는 약사여래삼존을, 오른쪽 벽에는 아미타여래삼존을 표현했다.
내부에는 별도로 만든 금동불상을 모실 수 있도록 했다. 현재는 2구만 남아 있지만 불감 밑면에 불상을 고정하는 구멍이 5개 있는 점으로 미뤄 원래는 5구의 불상을 봉안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뒷면에는 제작에 참여한 장인과 시주자의 이름을 새긴 명문이 남아 있다. 불상을 만든 신승(信勝), 불감을 제작한 김치(金致) 등의 이름과 박씨 부부를 비롯한 시주자를 확인할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고려 후기 전각형 금동불감의 형식과 제작 기법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며 “명문을 통해 당시 불교 공예품의 제작과 발원 체계를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고려시대 전각형 금동불감은 현존 사례가 많지 않다. 천은사 금동불감은 고려 후기 불교 공예의 양상과 장인들의 활동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또 국가유산청은 ‘용연사명 영산회상도’ ‘의성 고운사 아미타여래설법도’ 등 9건의 유산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한편 국가유산청은 30일간의 예고 기간에 각계 의견을 수렴·검토한 뒤 국가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보와 보물 지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