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변호사를 강제추행하고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 신원을 공개한 혐의를 받는 정철승 변호사가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정 변호사가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고 법정구속했다.
서울고법 형사4-2부(부장판사 성지용 전지원 김인겸)는 30일 강제추행치상·성폭력범죄의 처벌법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비밀준수) 등 혐의를 받는 정 변호사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6월 정 변호사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죄질이 가볍지 않고, 피해자의 동의 없이 신원을 공개해 2차 피해를 가했다”고 했다. 이어 “법조인으로서 누구보다 신중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타하면서 “두 사건 모두 내 행동으로 인해 다른 사람이 힘들어한다면 견해가 다르더라도 한번 돌아보고 내 행동으로 얼마나 큰 고통이 있었을지 어느 단계에서라도 (고려)했다면 좋았을 텐데 재판장으로서가 아닌 법조 선배로서 봐도 아쉬운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정 변호사는 지난 2023년 3월 서울 서초구의 한 음식점에서 후배 변호사를 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의 거부 표시에도 거듭 신체 부위를 추행한 혐의가 적용됐다.
또 박 전 시장 유족 측 법률대리인으로 활동하면서 성추행 피해자의 신원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하고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받는다.
두 사건은 1심에서 각각 따로 심리됐으나 2심에서 병합됐다. 앞서 1심은 강제추행치상 사건과 관련해 정 변호사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했다.
단 강제추행 사건에서 피해자가 입은 정신적 상해와 추행 행위의 인과관계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보고 강제추행치상이 아닌 강제추행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법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비밀준수 등) 등 혐의 사건을 맡은 1심 재판부 역시 징역 1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정 변호사가 재판에 성실하게 출석했고, 유죄로 판단된 부분에 대해 항소심에서 다툴 여지가 있다고 보고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