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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 시리고 색 변하는 레이노증후군…자가면역질환 첫 신호일 수도”

31.10.2026 1분 읽기

추운 날씨에 손발이 차가운 것을 단순한 ‘수족냉증’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손가락 색이 하얗거나 파랗게 변했다가 따뜻해지면서 다시 붉어지는 현상이 반복된다면 ‘레이노증후군’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성인이 된 뒤 처음 증상이 생기거나 한쪽 손 또는 특정 손가락에서 유독 심하게 나타난다면 숨어 있는 자가면역질환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정상완 교수는 31일 저녁 9시 서울경제TV ‘지금, 명의’에 출연해 “레이노증후군 환자의 대부분은 특별한 원인이 없는 일차성이지만 일부에서는 전신경화증이나 루푸스, 쇼그렌증후군, 류마티스관절염 등 전신 자가면역질환의 첫 단서로 나타날 수 있다”며 “뚜렷한 손가락 색 변화가 반복된다면 한 번쯤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손발 차가운 ‘수족냉증’과 달라…뚜렷한 색 변화 특징

레이노증후군은 추위나 감정적인 스트레스에 노출됐을 때 손가락이나 발가락 끝의 작은 혈관이 일시적으로 과도하게 수축하는 질환이다. 혈류가 줄면서 피부가 하얗게 창백해지고 심한 경우 산소 공급이 감소해 파랗게 변할 수 있다. 이후 따뜻한 곳으로 이동하면 혈관이 다시 확장되면서 혈류가 몰려 붉게 변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통증이나 저림, 화끈거림이 동반될 수 있다.

손가락이 반드시 하얀색, 파란색, 붉은색의 세 단계를 모두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정상완 교수는 “두 가지 정도의 뚜렷한 색 변화만 나타나도 레이노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며 “단순히 손발이 차다고 느끼는 수족냉증과 달리 비교적 경계가 분명한 색 변화가 나타나는 것이 레이노증후군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진료실에서는 증상이 사라져 있을 수 있어 증상이 생겼을 때 손가락을 사진으로 찍어두면 진단에 도움이 된다.

◇10명 중 1~2명은 ‘이차성’…자가면역질환 확인해야

레이노증후군은 원인 질환이 없는 ‘일차성’과 다른 질환이나 약물 등에 의해 나타나는 ‘이차성’으로 나뉜다. 전체 환자의 약 80~90%는 일차성으로, 비교적 젊은 연령에서 시작되고 양손에 대칭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예후가 좋고 손끝 궤양이나 괴사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드물다.

문제는 나머지 10~20%가량의 이차성 레이노증후군이다. 대표적인 원인이 전신 자가면역질환이다. 특히 전신경화증 환자의 80~90%에서 레이노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루푸스와 류마티스관절염을 비롯해 혼합결합조직병, 염증성근육염 등 다양한 자가면역질환에서도 동반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레이노현상이 먼저 나타난 뒤 수년이 지나 자가면역질환이 진단되기도 한다.

따라서 △40세 전후에 처음 레이노증상이 생겼거나 △한쪽 손 또는 특정 손가락에만 유독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 △통증이 심하거나 궤양·괴사가 동반된 경우에는 이차성 레이노 가능성을 살펴봐야 한다.

◇손톱 모세혈관으로 자가면역질환 단서 찾아

병원에서는 환자의 병력과 증상을 먼저 확인하고, 이차성 레이노 가능성이 있다면 항핵항체 등 자가면역 관련 혈액검사를 시행한다. 중요한 검사 중 하나가 ‘손톱 모세혈관 현미경 검사’다.

손톱 주변은 몸에서 비교적 간단하게 모세혈관 구조를 직접 관찰할 수 있는 부위다. 현미경으로 확대해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커져 있는지, 미세출혈이나 혈관 소실, 새로운 혈관 생성 같은 변화가 있는지를 살핀다. 정상완 교수는 “이러한 변화가 전신경화증 등의 자가면역질환을 찾아내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한 이차성 레이노에서는 손끝 혈류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서 피부 궤양이 생기거나 드물게 괴사까지 진행할 수 있다. 특히 전신경화증처럼 미세혈관병증이 동반된 환자나 말초혈관 폐쇄질환이 있는 환자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경미하면 보온·금연부터…심하면 혈관확장제 치료

증상이 가벼운 레이노증후군은 생활습관 관리가 치료의 기본이다. 손발만 따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장갑과 양말, 모자, 머플러 등을 이용해 몸의 중심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담배의 니코틴은 혈관 수축을 유발하기 때문에 금연도 반드시 필요하다. 정상완 교수는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다면 반드시 약을 복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통증이나 저림이 심하거나 증상이 자주 반복돼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약물치료를 고려한다. 1차 치료제로는 혈관을 확장시키는 칼슘채널차단제인 니페디핀 등이 사용된다. 효과가 충분하지 않으면 다른 혈관확장제를 고려할 수 있으며, 손끝 궤양이나 괴사가 심한 경우에는 정맥주사 치료까지 시행할 수 있다. 약물치료에도 반응하지 않는 매우 심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 등이 고려되기도 한다.

약을 반드시 평생 복용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일차성 레이노 환자는 추운 계절에만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있어 상태에 따라 약을 조절할 수 있다. 반면 전신경화증 등 만성 자가면역질환에 동반된 이차성 레이노에서는 장기간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정 교수는 “나는 원래 손발이 찬 체질이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추위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손가락의 뚜렷한 색 변화가 반복된다면 자가면역질환 등 다른 원인 질환이 없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족냉증인 줄 알았는데 희귀질환? 혈관이 보내는 위험 신호 [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정상완 교수] #뉴스클립 #레이노증후군 #수족냉증 #손발차가움 #자가면역질환 #전신경화증 #류마티스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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