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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부산서 올해만 1조 썼다…유통가 ‘부산행’ 속도

30.10.2026 1분 읽기

올해 외국인 관광객이 부산에서 쓴 돈이 1조 원을 넘어섰다. 부산을 찾는 방한객이 크게 늘면서 지출 규모도 덩달아 커졌다. 외국인 소비가 불어나자 유통업계도 이들을 잡기 위해 부산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29일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1~9월 부산에서 발생한 외국인 관광 지출액은 1조 162억 원으로 집계됐다. 부산에서 외국인 관광 지출이 연간 1조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연간 지출액은 9396억 원이었는데, 올해는 9월까지 지출이 전년 동기 대비 51.9% 늘면서 연말을 3개월 앞두고 1조 원을 돌파했다. 서울을 빼면 올해 외국인 소비가 1조 원을 웃돈 지역은 부산뿐이다.

방문객 수도 가파르게 늘었다. 부산관광공사 집계를 보면 올해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343만여 명으로 1년 전보다 45.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국 방한 외국인 증가율(21.8%, 문화체육관광부)의 2배를 웃도는 속도다.

외국인 소비 확대의 혜택은 백화점 등 지역 유통가로 이어지고 있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의 외국인 매출은 9월까지 약 150% 늘었고,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도 같은 기간 110% 증가했다.

업계는 부산의 관광 경쟁력을 감안할 때 외국인 방문과 소비가 당분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야놀자리서치가 중국 SNS 샤오홍슈 게시물과 여행 플랫폼 씨트립 리뷰를 분석한 결과, 부산은 아시아 8개 도시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 만족도 1위에 올랐다. 도쿄와 싱가포르 등 주요 도시를 앞선 평가다.

해외 매체와 여행 플랫폼의 시선도 달라졌다. CNN은 이달 23일 ‘세계 최대 항만도시 중 하나가 어떻게 아시아의 차세대 해안도시로 부상했나’라는 기사에서 부산을 집중 조명했다. 서울보다 젊고 자유로우며 여유로운 도시로 소개하면서 해변과 서핑, 모래축제 등을 매력으로 꼽았다. 한때 서울 여행길에 들르는 곳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그 자체로 찾아갈 만한 관광 목적지가 됐다는 평가도 곁들였다.

익스피디아가 이날 발표한 ‘2027 올해의 여행지’에서도 부산은 전 세계 여행객의 관심이 빠르게 커지는 10곳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7월까지 부산 여행 검색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50% 늘어 미국 캘리포니아 사우스레이크타호(195%), 일본 효고(95%), 우루과이 푼타델에스테(65%), 미국 애리조나 세도나(55%)에 이어 세계 5위를 차지했다.

국내외 유통·브랜드 업계도 잇따라 부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30일 부산본점에 애니메이션과 게임, 피규어 등 각종 지식재산권(IP) 콘텐츠를 한데 모은 전문관 ‘팬덤 스페이스’를 전국 처음으로 연다. 국제영화제와 게임 박람회 등 글로벌 콘텐츠 행사가 해마다 열리는 데다 외국인 관광객도 늘고 있다는 점을 반영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센텀시티 일대에서 사업 영역을 한층 확대한다.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을 인수해 쇼핑과 문화·여가 기능이 결합된 복합 공간으로 재편하고, 나란히 붙어 있는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및 신세계 센텀시티몰과 유기적으로 연결해 ‘신세계 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센텀시티 일대를 쇼핑부터 업무·숙박·주거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관광 거점으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명품 브랜드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샤넬은 신세계 센텀시티 1층 매장을 복층으로 넓히는 리뉴얼 공사에 들어갔다. 기존에 다른 브랜드가 쓰던 2층 공간까지 확보해 매장을 키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더 헤리티지와 갤러리아 명품관, 롯데백화점 본점 에비뉴엘 등 서울 주요 백화점에만 있던 복층 매장이 부산에도 들어서는 셈이다. 센텀시티점의 외국인 명품 매출은 9월까지 113% 늘었다.

올리브영은 지난달 28일 부산 원도심인 중구 남포동에 비수도권 최대 규모 타운매장 ‘올리브영 남포 타운’을 열었다.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급증하자 기존 남포동 매장을 넓혀 옮긴 것이다. 단층 200평이던 매장은 4층 900평 규모로 커졌다. 지난달 30일에는 수영구 민락동에 디자인 특화 매장 ‘밀락더마켓점’도 문을 열었다.

업계 관계자는 “해운대와 같이 일부 지역에 집중되던 부산 내 외국인 소비 수요가 최근에는 서면과 남포동·해운대·기장 등 확산되는 분위기”라며 “외국인과 젊은 세대의 관심이 동시에 늘고 있어 뷰티나 패션·식음료 브랜드들이 부산 지역에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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