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29일 총 7만 6700가구 규모의 수도권 신규 택지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경기도 김포·고양·구리·의정부·하남에 각각 4000~3만 7000가구 규모의 공공택지지구를 새로 지정하고 2030년까지 착공에 들어간다. 앞서 8·13 대책의 일환으로 서울 강서, 남양주 도심, 경기 광주역세권2지구 등에 총 2만 7200가구의 택지를 지정한 데 이은 추가 조치다.
이날 발표에서 서울 내 신규 택지 공급 방안은 없었다. 정부는 용산공원 일부를 활용해 최대 3만 가구의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서울시와의 의견 대립으로 답보 상태다. 용산공원 개발을 강행하더라도 관련 법 개정, 미군과의 협의, 국민적 논란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서울시가 대체 택지로 제안한 탄천 물재생센터 부지 활용은 여당 내 반대 기류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결국 단기간 내 서울 지역 대규모 공공택지 공급은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경기도 택지 계획도 일정대로 순항할지 예단하기 어렵다. 정부가 발표한 7만 6700가구 중 2030년 내 실제 착공 물량은 미확정 상태다. 국토부는 “구체적인 착공 물량은 관계기관 협의와 지구 지정 과정에서 나올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과거 사례들을 돌아볼 때 이번 택지 사업도 추진 과정에서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상존한다. 문재인 정부가 2018년 발표했던 3기 신도시들도 여태 미입주 상태다. 토지 보상 갈등, 지역민과 시민단체의 반대 등에 착공이 늦어진 탓이다. 그에 따른 사업 비용 급등은 3기 신도시 아파트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져 공공택지 개발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촉발했다.
정부는 서울을 뺀 채 착공 일정조차 확정하지 못한 경기도 택지 후보지 발표만으로 집값 안정의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 되돌아봐야 한다. 서울 내 공공택지 조성이 쉽지 않다면 재개발·재건축의 숨통을 틔워 민간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 아울러 기존 3기 신도시 건설이 더 이상 늦어지지 않도록 지구별로 정교한 사업 관리를 하는 게 급선무다. 개별 택지 일대의 광역·지역 교통망을 적기에 확충해 교통 대란을 막는 것도 시급하다. 과거 정부들처럼 대규모 신도시를 짓겠다고 발표만 하고 착공·준공은 차기 정부에 떠넘기는 땜질 처방으로는 주택 시장 불안을 해소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