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267250) 가 조선과 건설기계, 전력기기 등 주요 사업 부문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3분기 영업이익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0% 이상 끌어올렸다. 고선가 선박의 매출 반영과 전력기기 수요 확대가 실적 개선을 이끌면서 올해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13조 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HD현대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22조 800억 원, 영업이익 2조 9197억 원을 기록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2%, 71.5% 증가했다. 매출은 시장 전망치 평균인 20조 6278억 원을 약 7% 상회했다. 영업이익률은 13.2%로 기존 9.3%에서 3.9%포인트 올랐다.
실적의 핵심은 조선 부문이었다. HD한국조선해양은 매출 8조 286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조 4472억 원으로 37.3% 상승했다. 높은 가격에 수주한 선박의 매출 반영과 생산성 향상에 엔진기계·해양플랜트 사업 호조가 맞물린 결과다. 핵심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329180) 은 매출 5조 7536억 원, 영업이익 8992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0.2%, 61.3% 성장했다. 다만 이는 지난해 12월 HD현대미포와의 합병 효과가 반영된 수치다. 3분기 말 기준 상선 수주액은 191억 달러(약 25조 5863억 원)로 연간 목표(114억 7000만 달러)를 초과 달성했다.
건설기계 부문도 실적을 뒷받침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매출 2조 1756억 원, 영업이익 2002억 원으로 각각 지난해 동기 대비 6.0%, 39.8% 증가했다. 건설기계 수요 회복과 산업·발전용 엔진 판매 확대가 성장을 이끌었다. 자회사인 HD건설기계(267270) 는 매출 2조 915억 원, 영업이익 1577억 원을 달성했다.
전력기기와 선박 유지·보수 사업도 힘을 보탰다. HD현대일렉트릭은 전 사업 부문의 매출 증가로 분기 최대 수준인 1조 1799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284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1% 늘었다. HD현대마린솔루션(443060) 은 애프터마켓(AM) 사업 호조로 매출이 26.7% 오른 6501억 원을 기록했으며 엔진 유지·보수 전문기업 골텐스 인수 관련 일회성 비용에도 영업이익은 2.2% 늘어난 957억 원을 달성했다. 앞서 HD현대마린솔루션은 8일 골텐스 지분 전량을 2억 4700만 달러(약 3351억 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에너지 부문의 HD현대오일뱅크는 매출 10조 437억 원, 영업이익 9009억 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71.2% 뛰었으나, 국제유가·석유제품 가격 하락에 따른 정제마진 축소와 원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전 분기보다 50.6% 감소했다. 석유화학 부문은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적자전환했다. 회사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합병법인 H&L어드밴스드 출범 이후 수익성 높은 제품 위주로 공장을 운영 중이며 구조조정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는 향후 가시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업황 반등 시점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H&L어드밴스드는 HD현대케미칼이 롯데케미칼 대산사업장을 분할해 세운 롯데대산석화를 흡수합병해 지난달 1일 출범한 법인으로,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지분을 50%씩 보유한다.
이같은 호실적에 힘입어 HD현대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13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9조 8791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6조 996억 원)의 1.6배에 달한다. 키움증권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인 3조 1720억 원이 현실화하면 연간 영업이익은 13조 511억 원에 이른다. 고부가가치 선박의 매출 반영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기기 수요 증가가 내년에도 성장세를 이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HD현대 관계자는 “주요 사업 부문에서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생산성 향상과 사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HD현대는 미 해군과 수주 물량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우만 HD현대중공업 함정·중형선 기획부문장(상무)은 이날 HD한국조선해양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미 행정부, 해군과 추후 확보할 수 있는 물량에 대해 세부 논의를 하고 있다”며 “미 해군이나 해사청(MARAD)으로부터 콘솔탱커, 로로선(크레인 없이 화물을 싣고 내리는 선박) 등 군수지원함 수주를 타깃하고 있고 전투함은 더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핵추진잠수함 사업 참여도 공식화했다. 최태복 HD현대중공업 함정중형선사업부 상무는 “핵추진잠수함은 현재 국회에 특별법안이 제출됐고 내년부터는 초기 사업이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사업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핵잠은 사업 기간과 규모 특성상 특정 업체가 맡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국가적인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며 “조선소는 물론 체계업체까지 다 참여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