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유명 게임 유튜버 ‘수탉’을 납치해 살해하려 한 일당의 형량이 항소심에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이에 수탉은 “내가 그냥 거기서 죽었어야 했나 싶기도 하다”며 판결에 분통을 터뜨렸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 형사1부(정승규 부장판사)는 지난 27일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강도살인미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중고차 딜러 A(26)씨와 그의 지인 B(33)씨에게 징역 30년과 25년을 각각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5년과 12년을 각각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또 강도상해방조 등 혐의로 함께 구속 기소된 공범 C(37)씨에게도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1심 선고 후 피고인과 검찰은 모두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와 B씨에 대해 “살인의 확정적 고의가 있었다고 보이진 않고, 생명 침해 결과가 실제로 발생하지도 않았다”며 “원심은 지은 죄에 비해 다소 무거운 측면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 “피고인의 가족들이 지속적으로 면회하고 있고, 피고인이 출소하면 함께 살면서 생활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며 “피고인들의 재범 위험성이 중간 또는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 점 등을 고려했다”고 감형 이유를 밝혔다.
C씨에 대해서는 “현장에 동행하지는 않았고, 다른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살해하려 하거나 생명의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부위의 공격을 예상했을 거라고 보이지 않는다”며 “여러 정상과 함께 종합하면 원심이 선고한 형이 다소 무겁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차량 계약금 돌려달라자 유인…200㎞ 끌고 가=A씨와 B씨는 지난해 10월 26일 오후 10시 40분께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구독자 100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수탉의 머리 등을 둔기로 수차례 때리고 차에 납치한 후 살해하려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공범 C씨는 A씨 등에게 차와 목장갑 등 도구를 건넨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A씨는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구매 계약 미이행 등으로 인해 수탉으로부터 승용차 계약금 등을 반환해달라는 요구를 받자 “돈을 주겠다”며 수탉이 거주하는 아파트 주차장으로 그를 유인한 뒤 미리 준비한 차에 태워 충남 금산군으로 200㎞가량 이동했다.
경찰은 범행에 이용된 차를 추적해 사건 발생 4시간 만에 금산군의 한 공원묘지 주차장에서 A씨 등을 현행범 체포했다. 수탉이 이들을 만나기 전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것 같다”는 취지로 미리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탉은 두개골 골절 등 중상을 입었지만 목숨은 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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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통 터뜨린 수탉 “내가 죽었어야 했나”…1000만원 공탁에도 반발=수탉은 인터넷 방송 플랫폼 숲(SOOP) 생방송에서 “항소심 형량이 절반으로 깎였다고 하니까 답답하다”며 감형 사유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수탉은 먼저 공탁금을 감형 사유로 삼은 데 반발했다. 그는 “걔네가 내 돈 2억원을 사기 치고 그 돈으로 뻔뻔하게 공탁금 1000만원을 걸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가 회복되지 않아 공탁금 수령을 거부했는데도 재판부가 피고인의 일방적인 공탁을 유리한 사정으로 판단했다며 “대체 누구의 피해 회복에 도움이 됐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자신이 살아남은 점이 감형 근거가 된 데 대해서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수탉은 “결국 내가 죽지 않으려고 노력했으니까 ‘너 안 죽었네, 30년은 너무 세다’ 이런 거 아니냐”며 “내가 그냥 거기서 죽었어야 했나 싶기도 하다”고 호소했다.
피고인들의 반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수탉이 공개한 피고인 측 사과 편지에는 “용서해주지 않는다면 자살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는 사건 발생 1년이 지난 지금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두개골 골절 등 중상을 입은 수탉은 안와골절 수술을 받은 부위의 감각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