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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처음 3분기 연속 전망 웃돈 성장률…소비는 뒷걸음

28.10.2026 1분 읽기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1.0% 증가하며 한국은행의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설비투자 확대가 성장을 이끌면서 올해 들어 3개 분기 연속 실제 성장률이 전망치를 넘어섰다. 다만 민간소비는 감소하고 소비심리도 위축되는 등 수출·투자 중심의 성장세가 가계의 체감경기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28일 한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1.0%로 8월 전망치인 0.3%를 0.7%포인트 웃돌았다. 1분기 성장률도 1.8%로 전망치(0.9%)를 0.9%포인트 상회했고 2분기 역시 0.6%로 전망치(0.2%)를 넘어섰다. 한은이 분기별 성장률 전망 경로를 공개하기 시작한 2024년 8월 이후 실제 성장률이 3개 분기 연속 전망치를 웃돈 것은 처음이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3분기 성장률이 전망치를 웃돈 것만으로도 연간 성장률을 약 0.35%포인트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성장을 이끈 것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과 투자다. 반도체 수요 확대가 수출뿐 아니라 제조업 생산과 설비투자까지 끌어올렸다. 반도체 제조용 기계 투자가 늘면서 생산능력 확충도 이어지고 있다. 한은은 내년에도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확대에 힘입어 반도체 물량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산업의 비중이 커지면서 전체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도 확대되고 있다. 이남강 한국투자금융지주 이코노미스트는 “정보기술(IT) 하드웨어가 명목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약 9%에서 올해 말 23%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반도체를 포함한 컴퓨터·전자·광학기기 부문은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GDP 성장 기여도의 약 60%를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업황이 수출과 생산을 넘어 한국 경제 전체의 성장률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올해 연간 성장률이 4%에 이를 가능성도 열려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3.2%로 높였고 한은과 국제통화기금(IMF)은 각각 3.3%,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3.7%를 제시했다. 국제금융센터가 집계한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 8곳의 성장률 전망 평균도 3.5%에 달한다. 이동원 국장은 “3분기까지 누적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3.6%”라며 “4분기 전기 대비 성장률이 0%라면 연간 성장률은 3.6%가 되고, 1.4% 이상이면 연간 4% 성장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반도체 중심의 성장세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기까지는 시차가 불가피하다. 이 국장은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기업소득 증가가 정부와 가계로 파급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기업의 이익 증가에 따른 법인세 등 세수 확대 효과는 주로 내년도 재정지출에 반영되고, 성과급 지급도 내년 1분기에 본격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계의 소비 여력도 아직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3분기 민간소비는 전 분기 대비 0.2% 줄어 2022년 4분기 이후 15분기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주가 급락에 따른 주식 거래대금 감소와 자동차 업계 파업,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 및 가전 업계 환급 행사 종료에 따른 기저효과 등이 영향을 미쳤다. 도소매·숙박음식업은 전 분기보다 0.4%, 금융·보험업은 4.3% 감소하는 등 서비스업에서도 부진이 나타났다.

경제 전체의 구매력과 가계가 체감하는 경기 사이의 간극도 뚜렷하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반도체 가격 상승과 원유 등 수입품 가격 하락에 따른 교역조건 개선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8% 증가했다. 1977년 4분기 이후 48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반면 이날 한은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5.4로 전월보다 1.2포인트 하락해 한 달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수출 호황으로 경제 전체의 소득 여건은 개선됐지만 그 효과가 가계의 소비심리와 실제 지출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성장의 온기를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는 일이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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