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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에 군부대에서 살인을?…내연 관계 군무원 잔혹하게 살해한 현역 장교

25.10.2026 1분 읽기

그날의 뉴스는 지나갔지만, 그 의미는 오늘에 남아 있습니다. ‘오늘의 그날’은 과거의 기록을 통해 지금을 읽습니다.〈편집자주〉

2024년 10월 25일. 경기 과천시 군부대 주차장에 세워진 승용차 안에서 같은 부대 군무원 A 씨(33)가 목이 졸려 숨졌다. 범인은 내연 관계였던 중령 진급 예정자 양광준(당시 38세)이었다. 양 씨는 시신을 훼손해 북한강에 버린 뒤 피해자 행세로 가족과 부대를 속이려 했다. 군 장교의 엽기적 범행은 어떻게 드러났을까.

양 씨는 국군사이버작전사령부 소속 현역 장교로 사건 사흘 뒤인 28일 서울 송파구 산하 부대로 전근 발령을 앞두고 있었다. 피해자는 계약 만료를 앞둔 임기제 군무원이었다. 양 씨는 이날 오후 3시쯤 자신의 차 안에서 A 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목을 졸라 살해했다.

2심 재판부는 양 씨가 여러 차례 ‘불륜 사실을 알리겠다’는 위협을 받고 절망에 빠진 나머지 살해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이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양 씨는 당시 가정이 있었고 피해자는 미혼이었다.

범행 뒤 행적은 치밀했다. 양 씨는 그날 밤 부대 인근 공사장에서 시신을 훼손했고 이튿날 밤 9시 40분쯤 시신이 든 봉투를 화천 북한강에 던졌다. 범행 전 휴대전화로 차량 번호판 위조 방법을 검색했고 CCTV 추적을 피하려 가짜 번호판을 차에 붙였다. 검찰은 사건 당일이 부대 단축근무일이어서 오후 4시쯤 대부분의 직원이 퇴근한 때였다는 점을 계획 범행의 근거로 들었다.

“휴가 처리해 달라”…피해자 행세로 속인 가족

양 씨는 피해자가 살아 있는 것처럼 꾸미려 했다. 법원은 양 씨가 피해자 가족을 상대로 피해자의 생활반응을 가장했다고 판단했다. 피해자의 휴대전화로 가족과 지인에게 메시지를 보냈고 부대에는 남은 근무일을 휴가로 처리해 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속은 어머니가 실종신고를 취소하기도 했다.

범행은 사건 8일 뒤 드러났다. 11월 2일 화천 북한강에서 사람 다리로 보이는 시신 일부가 발견됐고 경찰은 지문으로 신원을 특정했다. 경찰은 이튿날 서울 강남구 일원역 지하도에서 배회하던 양 씨를 살인·시체손괴·시체은닉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양 씨는 저항 없이 혐의를 인정했고 춘천지법은 11월 5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강원경찰청은 11월 중순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강원경찰 역사상 처음이자 현직 군 장교 피의자 신상 공개도 최초였다.

반성문 190여 차례에도 무기징역…민사도 2억9000만원 배상

재판의 쟁점은 계획성이었다. 양 씨는 공소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2025년 3월 6일 무기징역을 구형했고, 춘천지법은 같은 달 20일 무기징역을 선고하며 피해자의 인격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찾아볼 수 없다고 질타했다.

항소심도 시체 손괴와 은닉은 그 자체로 우발적일 수 없는 계획적 후속 범행이라며 1심을 유지했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2025년 12월 4일 상고를 기각하고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양 씨는 1심에서 7차례, 항소심에서 136차례, 상고심에서 51차례 반성문을 냈지만 형량 감경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민사에서도 책임이 인정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22단독 재판부는 올해 5월 말 피해자 부모가 낸 손해배상 청구를 모두 받아들여 양 씨가 부모에게 각각 1억4500만원, 모두 2억9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양 씨 측이 형사 재판에서 5000만원을 공탁했다고 주장했지만 증거가 없어 인정되지 않았고, 자력이 없다며 피해 회복 노력을 하지 않은 점도 불리하게 작용했다.

사건 2주기를 맞은 지금, 사건 발생 8일 만에 시신이 발견돼 피의자가 검거됐고 형사와 민사 모두 결론이 났다. 군 장교가 동료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하고 피해자 행세로 은폐까지 시도한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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