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찰구 없이 승객을 믿고 열차 안에서 확인하고, 앱과 단말기로 승객을 깨우지 않고도 검표하는 점이 KTX의 특징이다. 검표원이 승객에게 승차권을 직접 제시받아 확인하는 유럽 대부분 국가와 다른 방식이다.
2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조인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코레일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철도 부정승차 적발은 27만181건이었다. 코레일의 지난해 이용객은 1억4624만명(KTX 9271만명, 일반열차 5353만명)으로, 이용객 1000명당 2명 안팎이 적발된 셈이다.
개찰구 없이 조용히 확인…신뢰 위에 기술을 얹은 KTX 검표
이 체계의 바탕에는 승객이 정당한 승차권을 갖고 탄다는 신뢰, 곧 시민의식이 있다. 개찰구에서 막지 않고 열차 안에서 확인하는 방식은 승객 대부분이 승차권을 지킨다는 전제에서 가능하다. 적발 비율이 0.18%에 그치는 것도 이 신뢰가 대체로 지켜지고 있음을 보여 준다.
여기에 기술이 더해져 승객을 일일이 깨우지 않아도 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지정석은 승무원이 단말기로 발권 여부를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승객에게 승차권을 일일이 요구하지 않는다. 자유석은 승객이 코레일톡 앱으로 좌석의 QR코드를 찍는 ‘셀프체크인’으로 승무원 검표를 대신하고, 체크인 여부는 승무원 단말기로 자동 전송된다.
코레일은 2023년 10월 KTX 자유석에 시범 도입한 이 서비스를 ITX-새마을까지 넓혔다. 잠을 자거나 쉬는 중에도 승무원 검표를 받아야 하는 불편을 덜기 위해서다.
유럽은 방식이 다르다. 인터레일 안내에 따르면 유럽 대부분 국가에서는 검표원이 승객에게 승차권을 직접 제시받아 육안으로 확인하고, 일부 국가는 바코드를 스캔한다.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등은 승차 전 플랫폼 검표기를 거쳐야 하는 경우도 있다.
독일은 개찰구가 없는 대중교통이 많지만 독일교통사업자협회(VDV)는 무임승차 비율을 약 3.5%, 연간 손실을 약 3억유로(국내 보도 환산 약 4500억원)로 추산한다. 독일은 무임승차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두고 있어 폐지 논쟁이 이어진다.
코레일은 부가운임 제도로 질서를 유지하고 있다. 철도사업법 제10조에 따라 부정승차가 확인되면 기준운임의 최대 30배까지 부가운임을 부과할 수 있다. 코레일은 지난해 10월 표 없이 승차했을 때의 부가운임을 원운임의 0.5배에서 1배로 올렸고, 이후 승차권 미소지 부정승차 적발이 하루 평균 679건으로 전년 같은 달(961건)의 70.6% 수준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다만 과제도 있다. 0.18%는 적발 건수를 기준으로 한 비율이어서 적발되지 않은 무임승차는 빠져 있고, 독일 수치와도 산출 기준이 달라 직접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부정승차는 최근 3년간(2023~2025년) 79만5086건이 적발됐지만 철도사법경찰대에 넘어간 사례는 약 1600건에 그친다. 부가운임을 내지 않겠다는 승객에게 현장에서 강제로 받을 수단이 없고, 상습·반복 위반자를 관리하는 체계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찰구 없이 승객을 믿고 확인하는 설계에 모바일 기술이 더해져 낮은 적발 비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상습 위반 관리 등 보완 과제도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