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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전단계 1700만명…혈당 정상이어도 안심 못한다”

24.10.2026 1분 읽기

국내 당뇨병 환자와 당뇨병 전 단계 인구가 1700만 명을 넘어섰다. 최근 발간된 대한당뇨병학회의 ‘당뇨병 팩트시트 2026’에 따르면 30세 이상 당뇨병 환자는 약 565만 명에 달한다. 당뇨병 전 단계까지 포함하면 1700만 명 이상이 혈당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셈이다.

문제는 당뇨병이 혈당 수치만 낮춘다고 끝나는 질환이 아니라는 점이다. 공복혈당이 정상이어도 식후혈당이 급격히 오를 수 있고, 최근 2~3개월간의 평균 혈당을 보여주는 당화혈색소가 목표 범위에 들어와도 혈당이 크게 출렁일 수 있다. 특히 관리가 느슨해지면 눈과 콩팥, 심장, 신경 등에 합병증이 생길 수 있어 식습관과 운동, 체중, 약물까지 종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24일 저녁 9시 방송되는 서울경제TV ‘지금, 명의’에 출연한 가천대 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병준 교수는 “혈당은 하루 동안 계속 움직이기 때문에 한 번 측정한 수치만 보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며 “공복혈당이 좋아도 식후혈당이 높을 수 있는 만큼 혈당의 전체적인 변화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화혈색소, 혈당 조절 중요 목표

당뇨병 관리에서는 공복혈당과 식후혈당, 당화혈색소를 함께 살펴야 한다. 공복혈당은 8시간 이상 음식을 먹지 않은 상태에서 측정하며, 전날 저녁 식사와 수면 상태 등에 영향을 받는다. 식후혈당은 일반적으로 식사를 시작한 뒤 2시간째 측정하며 식사량과 음식 종류, 식후 활동량에 따라 달라진다.

당화혈색소는 최근 2~3개월간의 평균 혈당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 목표는 공복혈당 80~130mg/dL, 식후 2시간 혈당 180mg/dL 미만, 당화혈색소 6.5% 미만이다.

중요한 것은 어떤 혈당이 높은지에 따라 관리 방법을 달리하는 것이다. 식후혈당이 높다면 식사량과 탄수화물 섭취를 조절하고 활동량을 늘려야 한다. 반대로 아침 공복혈당이 높다면 야식이나 수면 부족 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인슐린 저항성으로 밤사이 간에서 포도당 생성이 늘어나는 경우도 있다. 당화혈색소가 목표 범위에 들어왔다고 해도 안심할 수는 없다. 평균 혈당이 양호해도 혈당이 크게 오르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아직은 당화혈색소를 혈당 조절의 중요한 목표로 보지만, 최근에는 연속혈당측정기를 통해 혈당의 높낮이와 목표 범위인 70~180mg/dL에 머무르는 시간까지 함께 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과일도 과식하면 혈당 급등…식후 운동을

흔히 당뇨병 진단을 받으면 탄수화물부터 끊으려고 한다. 그러나 탄수화물은 적절한 양을 섭취하되 음식의 종류와 먹는 방법을 조절해야 한다. 흰 쌀밥보다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잡곡밥을 선택하고, 채소나 나물을 먼저 먹으면 혈당 상승을 완만하게 하고 식사량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당뇨병 환자는 과일이 문제다. 조금만 먹어도 혈당이 크게 오를 수 있다. 김 교수는 “종이컵 한 컵 정도의 양을 넘어서는 안 된다”며 “포도 10알이나 딸기 3~4개에 불과한 양”이라고 했다. 특히 식사 대신 과일을 많이 먹거나 저녁 식사 후 TV를 보면서 과일 한 접시를 먹는 습관은 주의해야 한다.

식후 운동도 권장된다. 식사 후 혈당이 상승하는 30~60분 무렵 10~20분 정도 가볍게 걷거나 움직이면 혈당 상승 폭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비만한 2형 당뇨병 환자는 체중을 약 5~8%만 줄여도 혈당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당뇨약도 혈당 넘어 심장·콩팥까지 보호

당뇨병 치료제는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혈당을 얼마나 낮추느냐가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심장과 콩팥을 보호하고 합병증 위험을 줄이는 것까지 고려해 치료제를 선택한다.

대표적인 치료제가 SGLT2 억제제와 GLP-1 계열 치료제다. SGLT2 억제제는 콩팥에서 포도당의 재흡수를 억제해 소변으로 당 배출을 늘리는 약물로, 심부전과 만성콩팥병 악화 위험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비만약으로 유명한 GLP-1 계열 치료제는 원래 당뇨약이다.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식욕을 억제해 혈당과 체중을 함께 조절한다. 일부 치료제는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낮추는 효과도 확인됐다.

◇당뇨 진단 초기에 합병증 검사를

당뇨병 관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합병증을 예방하거나 진행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다. 대표적인 합병증으로는 당뇨망막병증, 당뇨병성 신장 질환, 신경병증 등이 있으며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특히 2형 당뇨병은 실제 발병 시점이 진단보다 수년 앞선 경우가 있어 진단 초기부터 합병증 검사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당뿐 아니라 혈압과 콜레스테롤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 김 교수는 “비만을 바탕으로 당뇨병과 고혈압, 고지혈증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며 “모두 혈관을 손상시키는 질환이기 때문에 동시에 관리해야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당뇨병 전 단계는 노력하면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시기인 만큼 이때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며 “이미 당뇨병이나 합병증이 생겼더라도 꾸준히 관리하면 실명이나 투석, 심혈관질환 같은 심각한 단계로 진행하는 시간을 충분히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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