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대해 “통상 주무장관으로서 꼭 가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 지시로 연내 가입 신청은 보류됐지만 시간을 두고 가입 절차를 밟아나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는 정부의 농지 전수조사에 야당의 공세가 집중됐다.
김 장관은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CPTPP 가입이 중단됐다는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이 대통령에게 CPTPP에 가입해야 한다는 의지는 분명히 있다”며 “산업부 입장과 이 대통령 입장은 큰 틀에서 사실상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8일 연내 CPTPP 가입을 신청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에도 CPTPP 가입을 두고 농축산업계의 불안이 고조되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전략 안보 산업으로서의 농어업·축산업·산림업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고 적었다. 앞서 산업부는 CPTPP 가입 추진 의사를 내비친 뒤 협정 발효 후 15년간 제조업 생산 유발 효과가 연평균 6조 3000억~6조 7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경제성 분석까지 마쳤는데 이 대통령이 돌연 이같이 지시하면서 가입 동력이 식었다.
이 같은 이 대통령의 지시는 CPTPP 가입 포기가 아니라는 것이 김 장관의 해석이다. 김 장관은 “가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농림업·축산업·산림업계의 의견을 보다 충실하게 수렴하고 소통하라는 취지”라며 “조금 더 지켜봐달라”고 답했다. CPTPP 가입을 본격화하기 위해서는 11월 23~27일 베트남에서 열리는 가입국 각료급 회의에 가입 의사를 타진해야 하는데 그 전에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과 공청회 등 국내 절차를 마무리하기 어려워 가입 신청 시점을 미뤘을 뿐이라는 이야기다.
다만 야권에서는 이 대통령의 공개 발언으로 사실상 이번 정부에서 가입이 어려워졌다는 우려가 나왔다. 윤 의원은 농지 전수조사를 하면서 여론이 심상치 않자 갑자기 CPTPP 가입을 중단한 것 아니냐며 “영국은 CPTPP 가입 신청부터 발효까지 4년이 걸렸다. 지금 하지 않으면 이재명 정부 임기 내 안 하겠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 역시 “최근 CPTPP에 가입하고자 하는 나라들이 많아지며 가입 절차 자체를 원활하게 하는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정부가 일관되게 추진 의사를 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농해수위에서는 농지 조사 문제를 놓고 설전이 오갔다.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은 “농촌 현실에 대한 이 대통령의 허황된 인식과 농림축산식품부의 졸속 추진이 결합해 농민들에게 피해를 줬다”고 비판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 역시 농지 거래 위축과 농지담보대출 연체 증가 등을 거론하며 현장 농민들의 목소리를 더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농지대장 정보가 제대로 현행화되지 않아 농지 조사는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조사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선의의 농민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제도 보완을 주문했다. 이재관 민주당 의원은 투기 목적이 아닌 관행적 임대차 등은 처분하지 않고 적법하게 전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송 장관은 “현장의 일반적이고 관행적인 농지법 위반은 투기와 갈라내서 바로잡고 현실과 제도의 간극을 바로잡겠다”며 관련 특별조치법을 연말까지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직불금 부정 수급을 막기 위한 사전 검증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임미애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공익 직불금을 받은 노인 장기요양등급자 1275명 가운데 609명(47.8%)은 거동이 곤란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질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없는데 직불금을 받았다는 이야기다. 거동이 가능한 인원은 285명(22.2%)에 그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