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P발(發) 사이버 침해 우려가 확산되면서 각국 정부가 비상 대응에 나섰다. 국내 보안 당국은 즉각 점검 및 보안 업데이트를 요청하는 한편 침해 흔적 발견 시 즉시 신고를 당부했다.
22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밤부터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신고 기업 약 2만 8000곳, 사이버 위협 정보 공유(C-TAS) 회원사 5900곳, 1068개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기업, 웹 호스팅사 및 인터넷 데이터센터 등 기업·기관들에 PHP 보안 취약점 관련 내용을 긴급 전파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웹 서비스를 운영하는 개인정보처리자에게 데이터베이스(DB) 접근 통제 강화, 대량 유출 방지 등을 요청했다. 국내 웹사이트 대부분이 PHP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 중인 만큼 이번에 발견된 심각한 보안 취약점이 실제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조치한 것이다. 개보위 관계자는 “PHP 기반의 DB 관리 도구인 ‘phpMyAdmin’ 등이 외부에 노출돼 있거나 과도한 DB 접근 권한이 부여된 경우 공격자가 이를 악용해 대량의 개인정보에 접근할 위험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PHP를 사용하는 기업·기관 및 주요 웹 호스팅사들은 운영 중인 홈페이지와 시스템의 PHP 버전 확인에 나선 상황이다. 온라인 쇼핑몰 구축, 웹 호스팅 제공 업체 카페24는 21일 오후부터 PHP를 이용하는 서비스에 대해 긴급 보안 업데이트 작업을 개시한다고 공지했다. 기업용 정보기술(IT) 인프라 서비스 제공 업체 가비아는 22일 취약점의 영향을 받는 PHP 버전 전반에 대한 보안 조치를 완료했다. NHN클라우드·에버스핀 등도 각각 자체 시스템 점검, 취약점 공격 차단 규칙 적용 등 대응에 나섰다.
다만 사이버 침해 피해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PHP 취약점 정보가 전 세계 해커들에게 공유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업데이트를 마친 서버라도 이상 접속 기록이 있는지, 원격 조종 파일이 설치됐는지 등 침해 흔적을 점검하고 피해가 의심될 경우 KISA에 즉시 신고해달라”고 강조했다. 송기호 청와대 국가안보실 3차장은 “이미 해외에서는 공격 시도가 보고되고 있어 얼마나 빨리 조치하느냐가 피해 규모를 좌우한다”며 “민·관·군이 원팀으로 신속하게 조치를 완료해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정부 점검 결과 공공기관과 군은 PHP 사용률이 낮아 민간 대비 상대적으로 안전한 상황인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기관들의 사이버 보안 점검 관행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요청도 제기됐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기존의 ‘수동 점검 후 수일 내 패치’라는 통상적인 취약점 관리 주기(SLA)로는 공격을 방어할 수 없다”며 “인터넷 접점 자산에 대한 즉각적인 차단 및 웹 방화벽(WAF) 룰셋 선제 적용 같은 자동화된 대응 체계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요국 역시 비상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21일 밤 X(옛 트위터)에 “PHP 수정 패치를 신속 적용해달라”며 직접 긴급 대응을 촉구했다. 미국 국가안보국(NSA) 역시 “즉각적인 업데이트가 불가능하다면 취약점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해당 시스템을 오프라인 상태로 전환하라”고 권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