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마시는 물 한 잔은 밤사이 줄어든 수분을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같은 효과를 내지는 않는다. 혈압 관리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측정값을 흔드는 습관이 될 수 있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고혈압학회는 가정에서 아침 혈압을 잴 때 기상 후 1시간 이내에 화장실을 다녀온 뒤 아침식사와 혈압약 복용 전에 측정하라고 권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정확한 측정을 위해 측정 30분 전에는 음식이나 음료를 먹지 말라고 안내한다. 물을 마시고 바로 재면 수치가 실제보다 높게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물을 마신 뒤 혈압이 오르는 원인은 교감신경의 활성화로 설명된다. 교감신경은 몸을 긴장시키고 혈압을 올리는 신경이다. 학술지 서큘레이션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건강한 고령자 11명이 물 480mL를 마셨을 때 수축기혈압은 평균 11mmHg 올랐다. 자율신경 기능이 떨어진 환자들은 30~35분 뒤 33~37mmHg까지 상승했다.
혈압 상승은 장기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고령 고혈압 환자 519명을 추적한 전향적 연구에서 기상 후 2시간 동안 수축기혈압이 가장 크게 오른 상위 10% 집단은 뇌졸중 발생률이 19%로, 나머지 집단의 7.3%보다 높았다. 평균 추적 기간은 41개월이었다. 알람 소리에 강제로 깬 사람의 아침 혈압이 자연스럽게 깬 사람보다 최대 74% 높았다는 연구도 보도됐다.
찬물 역시 변수다. 일본 연구진은 평균 71.4세 고령 여성 9명과 평균 19.9세 젊은 성인 13명에게 물 200mL를 마시게 했다. 찬물과 찬 탄산수는 실온수보다 혈압을 더 크게 올렸다. 연구진은 입과 목에 가해지는 차가운 자극이 교감신경을 활성화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수분 섭취를 제한받는 환자는 예외다. 심부전이나 만성콩팥병 환자는 소변을 충분히 만들지 못해 몸에 물이 쌓일 수 있다. 이 경우 부종이나 호흡곤란, 혈압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신장재단은 혈액투석 환자가 생수뿐 아니라 커피, 국, 얼음, 아이스크림까지 하루 총량에 포함해야 한다고 안내한다.
결론은 명확하다. 매일 아침 혈압을 재는 사람은 측정을 먼저 하고 물을 마시는 것이 안전하다. 찬물보다 실온 물이 혈압에 미치는 부담이 적다. 수분 제한 지시를 받은 환자는 아침 물을 추가로 마시지 말고 하루 허용량 안에서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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