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전국 법원에서 낙찰된 농지 10건 중 7건이 감정가의 절반 이하 가격에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5월부터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유찰이 반복되고 매각가율·매각률도 떨어지면서 시장 침체가 한층 깊어지고 있다.
21일 서울경제신문이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의뢰해 전국 법원 농지 경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초부터 이달 19일까지 낙찰된 논밭·과수원 7395건 가운데 5008건(67.7%)이 감정가의 50% 이하에 매각됐다. 반값 이하 낙찰 비중은 2024년 42.5%에서 지난해 58.1%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도 9.6%포인트 증가했다. 2년 만에 25.2%포인트나 늘어난 것이다.
문제는 경매 건수가 증가해도 유찰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전국 농지 경매는 4만 1941건으로 2024년 같은 기간(2만 7466건)보다 52.7% 늘었다. 반면 입찰에 부쳐진 건수 중 실제 팔린 비율인 매각률은 2024년 22.9%에서 지난해 19.5%, 올해 17.6%로 떨어졌다.
가격이 낮아져도 매수 경쟁이 좀처럼 붙지 않는 모습이다. 올해 전국 농지의 매각가율은 43.8%로 감정가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각 연도 5월 18일부터 10월 19일까지의 매각가율은 2024년 57.4%, 지난해 50.2%, 올해 42.9%로 낮아졌다. 응찰자가 있었던 물건의 평균 입찰 인원도 같은 기간 1.99명에서 1.93명, 1.70명으로 줄었다.
경매시장 침체는 전수조사가 시작된 후 더욱 심화됐다. 올해 5월 18일부터 이달 19일까지 전국 매각률은 16.4%로 조사 이전(19.1%)은 물론 지난해 같은 기간(19.3%)보다 낮았다. 전북의 매각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 29.3%에서 올해 18.4%로 10.9%포인트 하락해 전국에서 낙폭이 가장 컸다. 경남의 매각가율은 30.0%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낙찰된 농지조차 감정가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팔렸다는 의미다.
가뜩이나 얼어붙은 농지 경매시장에 전수조사가 추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홍상 농정연구센터 이사장은 “농촌이 쇠퇴하는 구조적인 문제에 더해 명확한 사회적 합의나 방향성 없이 이뤄지는 농지 전수조사는 더 큰 시장 불안을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