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저축은행의 신규 신용대출 16%가량이 연소득과 가계대출 총량규제를 받지 않는 상품인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의 일괄적인 대출 규제로 어려움을 겪던 서민들 입장에서는 숨통이 트인 셈인데 일각에서는 예외가 늘어나 가계대출 관리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KB·OK·SBI·신한·예가람·한국투자 등 6개 저축은행이 올 6월부터 8월까지 취급한 중금리 생활안정대출은 2271억 원으로 집계됐다. 해당 기간 이들 저축은행이 내준 신용대출 총액(1조 4082억 원)의 16.1%에 해당한다. 6월 말에 출시된 중금리 생활안정대출은 신용점수 하위 50%에게 1000만 원 한도로 빌려준다.
지난달 중금리 생활안정대출을 이용한 고객들은 평균 806만 원을 빌려갔다. 해당 상품을 이용한 차주들의 신용점수는 8월 기준 750점이다. 중·저신용자들이 긴급 생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급전 창구로 기능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가계대출 관리 체계에서 제외되는 대출 규모가 커지면서 총량 관리 실효성에 대한 우려도 함께 나온다. 중금리 생활안정대출은 가계대출 규제 체계에서 예외가 복수로 인정되는 특별한 상품이다. 정부는 지난해 6·27 대책을 통해 신용대출 한도를 차주의 연봉 이내로 제한했으나 이 상품 만큼은 적용을 제외했다. 또한 금융회사가 개별로 관리해야 하는 가계대출 총량 목표에서도 해당 상품 실적은 전액 제외된다. 6·27 대책 이후 쏟아진 고강도 규제로 서민들의 자금 조달 길이 막혔다는 비판이 나오자 예외를 늘리는 식으로 대응한 것이다.
다만, 예외 항목이 늘어날수록 관리 효과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신규 취급액 중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받지 않는 비중이 70.5%에 달했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22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았다. 박 의원은 “정부가 가계대출을 조인 뒤 예외를 늘려 부작용을 메우는 방식으로는 정책 일관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서민의 자금 수요와 상환 능력을 반영한 금융 지원과 가계부채 관리가 함께 이뤄지도록 규제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