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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러에도 원화 나홀로 강세…버팀목은 경상흑자

20.10.2026 1분 읽기

원화 가치가 고유가와 달러 강세에도 이례적으로 주요국 통화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역대급 경상수지 흑자가 달러 강세와 해외 자금 유출에 따른 원화 약세 압력을 상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오후 3시 30분 기준가는 전 거래일 대비 1.1원 내린 1330.3원으로 집계됐다. 오후 기준가 기준 2024년 10월 2일(1319.3원) 이후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환율은 7월 초 1550원대에서 이달 16일 1331.4원까지 약 14.4% 하락했다. 같은 기간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101.39에서 101.84로 상승했다. 글로벌 달러 강세에도 원화 가치가 오른 것이다.

다른 주요국 통화와 비교해도 원화 강세가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달러 대비 일본 엔화 가치는 2.8% 오르는 데 그쳤고 중국 위안화(1.6%), 싱가포르달러(0.9%)의 절상 폭도 원화에 크게 못 미쳤다. 유로화와 스위스프랑은 달러 대비 각각 1.8%, 2.4% 약세를 보였다.

원·엔 재정환율은 하락세가 더 가팔랐다. 100엔당 환율은 이날 장중 839.76원까지 내려 2008년 1월 이후 최저치를 새로 썼다. 원·위안화 환율도 장중 198.78원까지 내려가며 작년 10월 2일(196.44원)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원화 강세의 핵심 배경으로 경상수지 흑자 확대를 꼽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8월 경상수지 흑자는 2792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697억 달러)의 약 4배에 달했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 확대로 수출이 급증해 유입되는 달러가 늘면서 개인의 해외 증권투자에 따른 달러 수요를 상쇄할 외화 공급도 확대됐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한국의 대외수지 개선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거시경제 플랫폼 아시아 매크로 펄스의 즈난 리 분석가는 “9월 한국의 무역흑자 급증이 달러 강세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하고도 남았다”며 “강한 무역흑자가 유지될 것으로 보여 향후 몇 달간 원화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경상흑자가 원화 약세를 막는 버팀목으로 부상한 것은 최근이다. 올해 6월 말까지만 하더라도 달러인덱스가 낮아졌는데도 원·달러 환율이 15550원 수준까지 올라 달러 흐름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원화 약세가 나타났다.

당시에는 투자심리 위축과 해외 자본 유출로 경상흑자가 원화 강세로 이어지지 못했다. 반면 최근에는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경상흑자가 더욱 커지면서 자본 유출 압력을 상쇄할 만큼 외화 공급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경상흑자 확대에 따라 환율의 핵심 변수도 달러 흐름과 투자심리에서 경상수지로 옮겨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은도 경상수지 흑자 확대를 고려하면 현재 환율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경상수지 흑자가 크게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환율이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인 건 맞다”고 말했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매도는 원화 강세 흐름을 되돌릴 변수로 꼽힌다. 한 외환시장 전문가는 “외국인이 주가 하락에 대응해 환 헤지를 줄이면 달러 매도로 이어져 환율 하락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주식 자체를 팔아 자금을 회수하면 달러 수요가 늘어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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